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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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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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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한줌의 재인가...


BY 현정 2007-08-25

꼭 2주 전 친정아버지께서 다시는 오시지 못하는 먼 길을 가셨습니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오늘 절에 가서 아버지   영정 사진을 보았습니다.   

평생을 교직에 계시던 분이라 아주 꼿꼿하고 당당한 모습이었습니다.  

폐암 말기였습니다.  평소 몸도 건강하시고 정신도 건강하셨기에 믿기지 않았지만  세군데 병원에서 폐암말기라 수술도 방사선 치료도 불가하고 항암치료 뿐이라더군요.

조심스럽게 아버지께 사실대로 말씀드렸습니다.

담담하게 받아드리시더니 첫마디 말씀이 해야지!  까짖거!!

우리는 아버지의 용기있는 말씀에 눈물이 났습니다.

아버지 해야죠~

엄마생각해서도 이겨내셔야죠~

아버진 할수있어요!!

우리 엄만 아버지 없으면 안되는 사람이거든요.

시골5일장에 가서 자연산 상황버섯을 사다 드렸더니  암에 좋다고 다른 물은 안드시고

버섯다린 물만 드셨습니다.

항암치료가 시작되고 힘드신 가운데서도 정신을 놓으면 안된다고 열심히 병원 복도에서

운동하셨습니다.

두번째 항함치료받으시고  점점 기운도 못 차리시고 식사도 힘들어 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페에서는 물이 차기시작하고 호흡은 점점 힘들어지고....

어느날은 상태가 좋아지셔서 집에가자고 해서 오후에 퇴원하시고 집에 가시더니 저녁때 가슴이 답답해서 안되겠다고 다시 병원에 입원하시더니 열흘뒤 아주 해맑은 모습으로 멀리 가셨습니다. 

2개월 동안 병원에 계시다 마지막으로 잠깐 집에 가셨다가 영원히 가셨습니다.

7월 뜨거운 땡볕아래 아버지 드릴려 민들레 케다 즙낸거 몇게 못드시고 가셨습니다.

영화장에서 한줌의 재로 돌아오신 아버지를 보니 정말 인생이 이런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모이면 웃습니다.

우리는 모이면 수다도 떱니다.

우리는 만나면 맛나는 것도 먹습니다.

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우리는 살아갑니다.

아버지가 안계시면 안될것 같던 엄마였는데 며칠 많이 아프고 나더니 많이  좋아졌습니다.

우리는 엄마께 말합니다.

이제 부터 엄마를 위해 살라고 말합니다.

집도 예쁘게 꾸미고 옷도 예쁜거 사 입고 맛있는거 먹으며 살라 말합니다.

하루하루 갈수록 엄마 집에는 아버지의 흔적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누군가  말하더군요.  가족들이 돌아가신분 못잊어 매달리면 망자가 미련이 남아 좋은곳으로 못간다하더군요.

보내드려야겠지요.

생전에 당뇨로 인해 마음대로 못자시고  잇몸이 안좋아 맛있는 것도 마음대로 못드셨는 아버지께 오늘 저는 아버지께 엎드려 좋은곳에서  그동안 마음대로 못 드셨던것 마음껏 드시라고

기도하고 왔답니다.

밤이 돼면  엄마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60년 가까이 동고동락했던 짝을 잃은 슬픔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딸의 마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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