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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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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창계곡


BY 정상미 2007-08-10

8월의 들녘은

바람결에 연두빛이 출렁이는 바다를 만든다

가끔은 농약 냄새가 바람 결에 날려와 코 끝에

머물기도 하고 푸릇한 향이 얼굴을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우리가 도착한 그곳엔 허연 혀를 드러 낸

도로가  우리를 맞이 하고 있었다

산 덩치 하나가 입을 통째로 벌이고 있는 그 곳

휴양림이었다

 

마치 괴물의 입 속으로 들어간 듯한 착각이

일 정도로 숲 속은  캄캄했었다

가파르지 않은 길

이것도  산이라고 헉헉 대는 ㅗ리도 들렸고

일명 구슬 땀이라는것도 흘리고.....

 

며칠 밤을 꼬박 내린 비여서 그랬는지

좔좔 거리며 여린 숨소리를 내야하는 개울물들이

하룻밤 사이에 폭포가 된 듯

콸콸 소리를 내며 시원하게 흐르고 있었다

 

여기저기

한폭의 그림같은 곳들이 많았다

물안개가 자욱이 깔려져 있고

물은 조용히 자리 잡고 있었다

드러 누워 하늘을 바라 보고 싶은 맘이 들 정도로

그곳은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뒤쳐지지도 앞서지도 않은 산행길

비가 오고 난 뒤의 습한 날씨여서 그랬는지

누구도 뒤 쳐진 사람없이

줄 지어 산행하는 모습이 좋았다

아마도 날씨가 ㄷ웠더라면 헉헉 대며

산을 올랐을지 모르지만 이곳은 휴양림이어서

그랬는지 가파르지도 않으면서 싫증 나지 않은 곳이었다.

길다란 나무들이 쭉쭉 뻗어 외국의 어느 곳에 머물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게하는 나무 군락지

그 사이로 폭포같은 개울물이 흘러내리는

아주 멋스러운 곳

 

갓바위까지가 마지막 코스

점심 때를 놓치지 않으려고

서둘러 산을 내려왔고

빰으로 범벅된 몸들이 수분을 찾기에 바빴다 

주차장에서 수박 한개가 쪼개지면서

수분 흡수 하기에 바빴다

 

밥을 해 먹을 수 없는 곳이어서 그런지

그 누구도 시장기를 달래는 요리상은 차리지 않았다

우리는 평상아래 계곡이 흐르는 곳을 찾아

오래된 이야기도 나누고 열기 가득한 발을 물에 담가보기도 했다

 

여름인데도 발이 얼얼 한것이 주인장이 계곡 위쪽에 얼음을 띄워놓지

않았을까하는 착각마저 일으키게 하는 곳

자연과 함께 차려진 밥상은 어느 보약인들 그 영양을 비교할 수 있으랴?

 

우리는 그곳에서

젊었을 적 추억을 떠올리며 노랫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분위기에 취해

오래된 노래들이 생음악으로 불려졌다

 

눈물이 날 정도로 잊혀졌던

가슴이 아려오는 오래된 기억들

음악없이 손뼉을 치며 박자무시 음정무시 해 가면서

불렀어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고 웃음이 있고

행복이 있었다

 

이미 노래방 기계에 의지된 우리의 문화들

예전 같으면 노래 가사 수십개는 거뜬히

외우고 다녔을법한데 이미 우리는 노래방문화에

익숙해져여서인지 화면에 가사가 나와야하고

음악이 틀어져야 노래를 불러야할 시대에 살게 된것이다

참 정스럽지 못한 문화

가끔은 이런 문화를 벗어난 문화도 이런 멋스러움이 있다는걸

알기나 알았겟는가?

 

 

해가 뉘엿뉘엿 모습을 감춰 갈 즈음

하나둘 씩 갈길을 떠났고

우리도 ........

 

가족과의 여행

벗들이 있어 행복한 산행!

이 여름날 느껴볼 수 있는 산행의 멋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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