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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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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앞에서


BY 꽃영 2007-07-10

한손으로 사이드브레이크를  올리면서 피식 웃는다

오늘도 영락없이

신호등이 깜박거리는데도

뭐가 그리 바쁜지 아직 횡단보도근방까지 오지도 못한 사람들도

일단 뛴다 ㅎㅎ

심지어 횡단보도를 미처 다오지못한이들은 차 사이사이로

건너기도 한다 참 바쁜 세상이다

 

길을 건너기엔 너무 떨어져있는 내또래아주머니서넛도 같이 뛴다

저들은 저리 열심히 뛰어서 또 얼마나 빠른걸음으로

어느 목적지를 찾아가는걸까?

근데 말이지

길을 건넌 그들은 아무일없는듯이 서로 얼굴쳐다보면서

뭔  얘기에 쑥 빠져있는지 느릿느릿 걷는다

충분한 시간이 있는데도 그들은 다음 신호까지 못 기다리고

깜빡거리는 불빛에 마음을 조이면서 뛰었단 말이지 ㅎㅎ

 

남을 관찰하면서 나를 본다

 

오늘도 차들은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출전명령을 기다리는 무장한 병사들처럼

바짝 긴장하고 서서 신호등을 노려본다

녹색불이 완전히 바뀌도록 기다려 출발해야 하는데  그걸 못 기다려준다

빵 눌러대는 클락션소리

 

 

예전  아는 선생님이 초보운전일때

배운데로 노란불이 들어오자 딱 멈췄다는거다

당연 뒤에서 쾅 박았지

차가 막히고 길이 마비가 됐는데도 경찰이 와야 만 되는줄 알고

경찰만 불러됐단다

알게 모르게 살면서 우린 남에게 피해도 주고 그러지

그 예기를 하는 선생님은 옳게 배웠는데도

뭔가 자신이 잘못한듯이 계면쩍게 웃었었다

 

다음 신호등

이젠 멈춰야 하는데

노란불이 들어온지 꽤 됐으니까

나 역시 쏜살같이 진입을 한다

 난 바쁘지 않지만

저 일초의 여유도 없이 쫒아오는 무서운(?) 무리들이

나를 박을것같은  핑계를 대면서 말이지

신호들 앞에서

난 자꾸 웃음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