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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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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죽는 날 까지 자유다


BY mujige 2007-06-05

 

 

해를 비껴가며 종일 나무 밑둥을 잡고 도는 그림자

평생 내 발목을 잡고 사는 그림자를 보면 늘 묘한 느낌이다

새벽에 일어나고 늦게 잠자리에 드는 버릇이 더해지기도 했지만

겨울보다 훨씬 북쪽 산등성이로 옮겨간 해돋이가

낮길이를 엄청 길게 늘여 놓았다

벌써 세월은 상반기 마지막 달 유월로 접어들었는데.....

정말 속절없이 달아나는 세월이다

샘물 한 모금 들이키고 보니 하늘이 더 파랗다

 

이십고개에 막 들어서서 세월은 왜 그리도 길었을까

온종일 집에라도 있는 날이면 도무지 끝날것 같지 않을 하루가 지루해서

걱정하는 엄마 잔소리를 뒤통수에 맞아가며

미니를 입을까 판타롱을 입을까 가난한 옷장을 뒤져서

기어이 저녘 외출이라도 해야 했는데 말이다

그때 우리는

화려하게 빛나는 젊음이라는 옷을 입고

승승장구 영원히 누릴 줄 알았던 날들을 종횡무진 하지 않았나.

아침에 눈을 뜨면 눈부신 해가 올라있었고

그런 일상이 언제까지나 존재할 것 같은 긴긴 날들이었다

마당가에 봉숭아는 언제까지나 붉을 것 같았고

대추는 끝없이 다닥다닥 매달릴 줄 알았다

아버지는 늘 직장을 오고가실 줄 알았고

동생은 끝없이 언니를 불러댈 줄 알았다

불확실한 장래가 간간이 근심되는 세상이었지만

시간만큼은 가장 믿을 수 있는 것이고 걱정할 무엇도 아니어서

늙음은 전혀 존재 없음이었다

에고 통재라...

 

미숙한 지혜와 거친 욕망에도 잡힐 듯한  행복은 저만큼 보이고

좌절이라는 호된 굴속에 갇혀 있을때는 물론

그것을 향해 빠르게 가고 싶은 조바심에도 전혀

서둘러 당겨지지 않는 야속한 세월이 있었다

그랬던 시간 반의 반만이라도 꺽어두었다가 장작더미처럼 쌓아두고

겨울 철 군불 때듯 한더미씩 꺼내 쓸 수 있는 세월이라면 오죽이나 좋았을까

 

오늘 날

내 감정이나 정서상 따라잡기 힘들게 앞질러 달아나는 세월 때문에

안타깝게 가슴이나 문질러대며 내것 같지않은 나이에 한숨소리 낼줄이야.

이십에서 갑자기 오십으로 등 떠밀려 건너뛰기라도 한것 처럼

도둑맞은 심정으로 억울하고 혼란스런 지경이 있을줄 그때 짐작이나 했던가

 

그렇다면 머리카락이 흰 사람답게 지혜는 빛나고 있을까

어쩌면 지혜라고 여겨지는 것들이 혜안이라기보다는

풍파와 격랑을 넘어오면서 살아남고자 얻어진

쭉정이같은 요령이 아닐까해서 면구하다

나이 들고 보니

헛된 것에서 조금 자유로워지기는 했으나

체념으로 인해 편해진 삶에 익숙해진 체

꿈도 도전도 잃고 동시에 우리의 긴 하루도 잃은것 같다

 

무기력해진 심신이 하루동안 이룬 일들은 너무 적고

행복을 누리고 싶은 욕구는 커서

세월은 너무 짧다 라던가 시간이 너무 빠르다 라고 자조하게 되지만

공평하게도 하루는 스물 네시간.

이제라도

고갈된 희망에 약발좋은 대침 장침이라도 놓아서

죽은 열정을 기사회생 시켜

목적보다는 과정에서 행복을 즐기고

유유자적이라는 연륜의 고명까지 얹어

야!!~~심봤다 소리 칠수있는 도전을 시작해 보고싶다

꿈은 죽는 날 까지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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