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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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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고 싶은 일상


BY 반지름 2007-05-03

새벽 네시 반이었다

어제도... 그제도

꿈자리가 뒤숭숭했었다

원인이 있을거다

아이들 문제....

친정엄니 문제....

내문제.... 말하자면 갱년기?

모든것이 복합적인....

 

마치 돌덩이를 지고 하루종일 공사판에서 헤메다 온듯이 어깨가 무겁고 아프다

정서적이 문제도 실질적인 무거움으로 다가오는것 같음을 실감한다

 

열흘전에 엄마를 모시고 모 내과에 다녀 왔었다.

노란물이 나올때가지 토하시는데...

탈수증세가 올까봐 겁이나서 링겔 처방을 하고...

의사는 피검사 흉부사진을 찍어 봤지만 특별한 이상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었다

처방전에는 위경련에 관련된 약들과 혈압약.. 관절염관련 진통제... 그런것들이 전부였다

의사가 엄마에게 물었다

 

내시경 해볼거냐고

 

엄마는 이사오기 전에 다니던 병원에서 했는데 이상이 없단다.

 

그 몇칠동안 엄마가 돌아가실것만 같아서 노심초사했는데

내시경에 이상이 없었다면

관절염 관련 진통제가 너무강하게 들어가서 위경련이 온것 같다고  의사가 말했다

집에 돌아와서 전에 처방해준 한달약을 몽땅버리고...

 

보건소에 갔다(사실 내 아들이라면 보건소에 절대 대려가진 않았을거다)

 

약값을 내게서 타서 쓰시는 엄마는 전에도 보건소를 통해서 혈압약등 주로 관절염 위장약등을 처방받아 복용을 하곤했었다. 엄마탓이다 엄마가 모아놓으신 돈이 없으니 그렇게 나는 방관했다. 뭐 보건소가 어떠랴.

 

보건소에서는 엄마의 병력을 물어 봤고 주로 다니던 병원의 처방전이 필요하다고 했고

덕분에 병원에 전화통화를 하게 됐다

...

 

엄마가 내시경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쨌든

보건소에서 또 한달분 혈압약  관절염관련 진통제 위장약등을 처방받아 복용을 시작했다

아이들의 시험이 시작되고 있었고... 그만만 하다면 친정엄마 일은 잊고 싶었다. 난  무의식적으로 전화 한통화 하지 않았다.

 

 

삼일후 엄마는 또 토하기 시작했고 속이 울렁거려서 아무것도 먹을 수 없으니  영양제라도 맞아야겠다는 연락을 해왔다.

 

머릿속이 아득해졌다

엄마의 증세가 위암환자와 비슷한것 같은 생각만 자꾸 든다.

섯부른 직감같은건 하지 말자고 애써보지만 자꾸 자꾸 그런 생각이 든다

 

병원가기가 싫었고 겁이났고 누군가의 지원요청이 절실했지만 남편은 사년전 시부모님이 차례로 노환으로 쓰러져 병원에 계셨던  몇개월동안의 일을 상기시키며 그때 당신이 혼자서 모든걸 처리했으니 친정엄마의 일은 니 일이니 니가 알아서 하란다.  .... 사실 그때 난.... 이런 상황을 격어도 적어도 남편에게는 할말이 없을 만큼의 행동을 했다... 무관심으로 일관했다고나 할까... 그래도  난 남편이 병원에 가 있는 동안 직장을 다녀야 했고 아이들을 돌봐야 했고 집안 일을 했었다. 왠지 억울하고 화가 난다.

 

문득 집근처에 서울의료원이 있다는걸 깨달았다.

난 이사온지 삼개월째다... 덕분에 언니집에 살고있는 엄마와 차로 오분거리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문득 안심이 턱 하고 됐다.

그래... 어짜피 상황히 심각하다면 종합병원으로 가자

라고만 생각해도 모든일이 너무 쉽게 풀릴것 같다

 

서울의료원에 들려서 무작정 응급실로 갔다.

응급실은 가자마자 울엄마 좋아하는(?) 링겔을 꽃는다.

은근히 의료비가 걱정이 됐지만 때로는 모든 절차를 최대한 생략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몇만원을 쉽게 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병원비 응급실 육만오천원, 내과진료 칠천오백원 내시경예약 이만삼천원.... 연세가 많아서 수면내시경이 불가하단다... 그리고 약값... 왠지 한숨이 나오는데 내가 돈때문에 이러면 나쁜년이지 싶어서 애써 생각을 감춘다

 

내시경검사를 하고 싶었지만 예약일 밀려서 담주 월요일이나 된단다

피검사와 복부씨티촬영결과 역시나 별 이상을 없단다.

내가 병원의사는 아니지만 왠지 내시경만이 엄마가 토하는 원인을 알수 있을것같은데

 

몇년전 내시경시의 고통이 엄마로 하여금 받았는데 이상이 없었다고 말하도록 했다는 사실에 화가 날 뿐이다

 

어린아이는 적어도 거짓말은 않는다.

어른인 엄마는 본인의 편리에 의해서 거짓말을 한다. 그로 인해 일이 꼬일때마다 배신감과

짜증과 원망이 한꺼번에 몰려든다.

 

그리고 또 이틀 월요일까지는 괜챦기를 바랬는데....

오늘 또 전화가 왔다.

 

형부가 엄마 링겔 맞는다고 병원찾아 다니다가 의가가 없다는 둥 휴진중이라는 둥 결국 실패하고 일때문에 바쁘니 나보고 와서 해결하라는 전화다

 

언니, 형부 열나 바쁘신가 보다. 그날 그날 먹고 사는 식당일을 한다

몸은 고달프고 돈은 안되고... 그러니 둘이서 날이면 날마다 쌈박질이나 하고....

 

엄마가 건강할때는 죽어라 부려먹고... 아프면 나한테 연락하고... 사실 그때문에 난 언니와 통화 안하고 산다. 형부가 남편한테 전화하고 남편이 나한테 말하고.......

 

어제

딸은 시험이 시작됐고

아들녀석은 국어시험 결과가 나왔는데 망쳤다고 온잦푸념을 나 한테 다 해 대니 나도 정말 도망치고 싶은데

엄마한테 가야만 했다.

 

가서 보니.

그렇게 생난리 법석을 떨 상황은 아니다.

울컥 화가 치밀어서 엄마한테 왕창 짜증만 냈다

송장처럼 누워있는 엄마속을 나마저 할퀴고 돌아섰다.

덕분에 잠을 자도 잔것 같지가 않다

오늘은 아침일찍 서울의료원에 가서

탈수관련된 투약처방을 받도록 접수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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