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보내고 병원가는 어제
그녀를 일주일만에 본다는 마음과 내가 선물한 사랑고백 편지
그리고 화장품을 받고는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싶은 조심스러움에
얼굴 표정 관리하면서 투석실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저를 보는 순간 하는 말 때문에
어제 저! 병원에서 머리 뚜껑이 열리는 일이 생겼습니다.
연탄위에 올려놓은 물 담아놓은 주전자가 열기가 올라오면
수증기 때문에 주전자 뚜껑이 열리듯이 말입니다.
저 지금까지 살면서 작년에 지갑 잃어버려도 신세한탄하지 않았는데
어제 처음으로 그녀 앞에서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그 사연인즉!
지난 14일 수요일 저녁에 사랑고백편지하고 화장품 2개를
어떤 종이가방안에 넣고는 투석실에 들어갔는데
그녀가 마침 2시30분경 오전 퇴근했는지 없길래 투석하면서
밤 8시 조금 넘어가는 시간에 그녀에게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사랑고백편지&화장품 2개 복막실 냉장고안에 넣어둘것이니까
목요일날 출근하면 가져라!\"
이번 한번이 아니고 지난 2번씩이나 그녀에게 미역국을
그리고 새우롤 먹게 할려고 그 안에 넣어두었는데
그녀가 그때마다 가져갔거든요.
어제 그녀가 나를 보면서 하는 말!
\"화장품이 없더라!\"
엥? 이게 뭔소리랴 화장품이 없다니? 정신이 번쩍~~~
사실 그 종이가방안에는 여드름 전용하고 팩이 들어가 있었는데
난 그녀가 바르는 화장품이 없다! 이걸로 생각했는데
투석 주사바늘 주입하면서 그녀가 하는 말!
\"태형씨 메세지 받고 다음날 가봤더니 텅비여있더라~\"
도대체 이게 뭔 조화일까요.
제가 없는걸 있다고 하면서 메세지 보낼리는 없겠죠
그녀를 1년동안 바라만 보고 있다가 이제 좀 뭔가 될까 싶었기에
이왕 2번 찍었는데 이대로는 물러설 수 없다 싶어서
이미 침발라 놓은거 끝까지 해보자 싶어서 노심초사했는데..
안중근 큰 형님이 일본의 그 넘을 위하여 총 한방 쏘면서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듯이
이 한 몸 늙은 총각귀신으로는 죽기 싫었기에
장가 한번 가보고 싶었기에 구국의 결단을 하듯이
그녀에게 프로포즈 편지 이벤트 허락까지 신나게 받고는
열과 성의를 다하여 했는데 말입니다.
사실 책이나 지갑 잃어버려도 괜찮아요 책은 다시 구입하면 되고
지갑안에 돈은 가져라가고 하면 되고
주민증이나 직불카드 그리고 장애인증은 새로 만들면 되지만
사랑고백 편지는 너무 아깝잖아요
제가 그동안 한번도 화내지 않고 웃음으로 보이다가
어제 처음 화난 얼굴로 한숨을 푹푹~~하니까
간호사들이 왜 그려냐고..그건 차마 말은 못하겠고~
도대체 가져갔으면 편지라도 놔두던지
어제 그 일 때문에 정말 스팀 올라가는지 땀이 줄줄....
제가 너무 화난 얼굴로 있으니까 그녀가 저를 위로하더군요.
그러면서 자신도 화난다고...
그리고 투석 3시간째 지나갔을까요~
갑자기 안쪽에 있는 저쪽으로 오더니 투석기계 옆에 걸려있는
수액 하나를 가져가는데 다른쪽에도 수액이 주렁주렁 달려있는데도
제가 있는 깊숙한 장소까지 와서 가져가는것이 그녀 마음이 보입니다.
그리고 마칠 시간에 다시 말하기를 내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이럴거 같아서 다른 싸이트에 응모를 했다고 말하니까
가만히 있더군요.
정 싫으면 하지마라고 했을것이지만
다시 편지쓰고 만들어야겠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전화위복으로 삼아야죠~
(이런 오노 같은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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