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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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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애 담임선생님과의 메일 교신


BY 그린플라워 2007-03-22

올해 중학교에 진학한 큰애 학교에서 학부형총회가 있었다.

여러 가지 떠맡고 있는 일도 많고  6월까지 교육받는 것도 있고 해서

불참할지도 모른다는 위임장을 보낸 터였지만...

 

열일 젖혀두고 학교로 향했다.

젊은 할머니로 오해받기 싫어서 산뜻한 새 버버리를 사서 드라이클리닝까지 했다.

 

담임선생님이라고 소개되는 이가 낯설지 않았다.

체육과목을 담당하는 아주 젊은 미모의 여인이었다.

큰애가 담임선생님을 첫대면하고 온 날

담임선생님과 하루종일 함께 할 수 없음이 안타깝다고 한 말이 생각나 웃음이 나왔다.

큰애는 중학교에 가면 체벌도 심하고 선배들에게 구타를 당하거나

동급생들에게 왕따를 당할 지도 모른다는 불암감으로 미리 충분히 떤 후였다.

 

학부형총회에 참석하기를 너무나 잘했다.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거의 모든 선생님들이 아주 열정적이고 친근해 보였다.

게다가 한미모하시는 앳된 여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이시라니...

 

아이는 요즘 학교생활이 무척 즐겁단다.

담임선생님도 너무 좋고 급우들도 친절하게 잘 대해 준단다.

출신 초등학교에서 몇명 안 갔기에 텃새에 휘둘릴까 염려되었던 것이 말끔히 씻겨나갔다.

 

다들 담임선생님과 면담을 하겠다고 남았지만

난 바쁘다고 누구 엄마라고만 말씀드리고 도망치듯 돌아왔다.

저녁에 선생님께 이메일로 간단히 정황설명을 드리는 걸로 대신했는데

 

오늘 답장을 받고 보니

담임선생님이 우리 가게에 더러 오셨던 분이시란다.

포커페에스를 못하는 난 못마땅한 손님이 오면 숨거나 아주 냉정하게 대하는 편인데

늘 웃는 모습으로 대해주셔서 감사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선생님 또한 꽤 좋은 사람군에 속한 분이신 게 분명하다.

손님 중에 아이 담임선생님이 계실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오늘 받은 코칭프로그램 수업 중에

내 감정은 말 한마디 안하더라도 상대에게 전달된다고 배웠다.

참 무서운 말이다.

앞으로는 마음 속으로라도 누군가를 싫어하지 않기로 작정했다.

늘 반편이처럼 웃고 살 수는 없겠지만

얼핏 보면 사감같은 내 인상을 부드럽게 보이도록 노력하리라.

웃으면 복이 온다니까 웃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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