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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가 담긴 풍경


BY 개망초꽃 2007-03-22


 
호수공원이 처음 생길때 부터 살던 거위 두 마리는
부부인줄 알고 있는데 십오년을 살았어도 슬하에 자식이 없답니다.
사람들이 이리 오라고 부르면 터벅터벅 걸어와서는
먹을 걸 안 주면 둘이서 부리를 맞대고 투덜거리는
호수공원의 주인이면서 대빵이랍니다. 
빗방울 흩뿌려지던 저녁 무렵의 전통공원 연못.
 정사각형 연못엔 빨간 붕어가 살고 여러자기 수생식물이 자라고 있습니다.

담 옆에 봄이 깃든 산수유 나무.
그 뒤로 보이는 원두막,
그 뒤로 보이는 아파트.

산수유 꽃이 오늘 막 피어났나봅니다.
십자형 꽃이 우릴 보고 활짝 웃고 있네요.
개나리를 복사기로 축소한 것 같아요.
내가 자주 찾는 자연학습장에 놓인 나무 길.
이 곳에 야생화와 수생식물과 거위 한 쌍이 한 마을이 되어 살고 있답니다.
밤이면 머리에 불을 붙히는 가로등과 호수에 담긴 풍경.
3월 21일의 호수공원엔 비가 간간히 내리고
부채살 닮은 산수유가 피었고
새끼 없는 불임 거위는 여전히 당당했고
나뭇가지에는 물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봄이는 매일매일 호수공원에 붓터치를 하겠지요.
노란색으로 연두색으로 분홍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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