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엄니는 인생의 목표가 돈.. 이었던 분이다.
지금 그런 시엄니는 병원에 입원해 계신다.
암 투병 중이신데 가망이 없다하여
지방병원의 요양병동에서 4개월째 투병하고 계신다.
시엄니를 보면서 난 아득해 지곤한다
\'사람 산다는게 아무것도 아니야\'
평소 그렇게 씩씩하고 대책없이 요구하던 시엄니의 모습은 간곳없고
늙고 병들고 지친 모습이라니... 짠하다.
10여년전 처음 만났을때
난 시엄니께 속았었다(?)
사람 좋은 웃음을 흘리며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나 땜에 걱정이라는 우리 엄마께 이런 약속을 했었다.
\"아무 걱정 마세요, 내가 쟈한테 아무것도 안시키고
딸처럼 대할께요, 우리집에 와서는 쟈가 걱정할 일이 아무것도 없어요.
내가 다하면 돼요, 직장생활하는데 뭔 힘으로 집안 일을 하나요?
사돈 정말 걱정하시지 마세요.\"
결혼 한달쯤 지나자
\"야야, 동네 사람들이 흉본다.
며늘 보고도 내가 일한다고...
그라고 지금 농약값내야 하니 돈 60만원만 내놓아라\"
\"네?\"
어이 없어도 어른들 잘 봉양하라는 친정엄마의 말씀때문에
돈을 드렸다.
헐떡이면서 아침에 일어나 밥하고
아침상에 마주 앉아 밥을 먹을라 치면
어김없이 시아버지께 싸움을 걸어 꼭 싸움을 한다.
보다 못한 남편이 그만하라 소리하면
눈치를 보면서 그만두곤 했다.
젊을때 시엄니를 고생시켰다는 울 시아버지
고양이앞의 쥐였다.
한마디도 못하신다.
처음에 같이 소리치다가도 금방 꼬리를 내린다.
\'세상에나 뭐 이런집이 다있어? 아침상에서 싸우다니\'
우리 친정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원래 밥상에서는 얘기도 안한다고 하고
아침에는 더더욱 소리라곤 안내는 집에서 자란 나는
무섭고도 살벌한 풍경이었다.
그래도 아무런 내색않고 살 수있었던 것은
눈에 콩까풀이 끼어 신랑이 넘 좋았기 때문이었다.
지금 돌아서 생각 하면
\'내가 미친년(?)이지
세상이 뭐 볼게 있는 넘이라고\'
그때 참 세상에 겁날것 없고
나보다 잘난 놈 없이 도도하게 살던 노처녀
사람 보는 안목이 없었던 탓이리라
우찌 되었든 우리 시엄니
천하의 강적이셨다.
어릴적 부터 총명하다던 머리 였지만
대학 나오면 뭐하냐
무학인 울 시엄니 계산을 한번도 이겨 본적이 없으니...
다달이 돈을 드리다 보면 난 늘 마이너스였다
\"어머니, 이젠 정말 드릴돈이 없네요\"
\"너는 그래도 월급이 나오잖냐, 남들 말이
갈쿠리로 돈을 끈다 그러잖아\"
\"어머니...\"
\"잔말말고 돈 20만원 만 내\"
참 대책없는 분이었다...
매일 아침이면 돈타령이었다.
일일행사 치르듯 시엄니의 돈소리를 10여년을 들으며 살았다.
알게 모르게 울 시엄니를 미워 했던 난
지치고 병든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옛날을 그리워 한다.
10년동안 너무나 많은 일들이
정말 책이라도 엮을 만큼 많은 사건들을 치루게 했던 어머니의 모습들이 그리워
이야기라도 하고 싶어 이런글을 써 본다.
그때는 모든게 나한텐 상처였고 스트레스였는데
죽음을 목전에 두고
매일 매일 며느리가 그리워 하루라도 안가면
\"야야, 니가 나를 죽으라고 그라나.
난 너를 하루라도 안보면 안된다.
니가 그라면 안되지\"
\"어머니는 날 별로 안좋아 하잖아, 딸들 봤으면
되었지. 나 아래 왔다 갔잖아, 몸이 아파 하루 안왔는게 이러면 안돼지\"
\"그래도 너 안보면 안돼.
나 어제 너보고 싶어 죽을 뿐 했다\"
\"알았어요, 내가 잘못 했네...오늘부터 맨날 결석 안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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