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의 나이가 53세.
그러니까 우리 남편이 이일을 시작한지가 20 년이 훨신 넘은것 같다.
그런데 더 이상은 이일을 하기 싫다 했다.
함께 살면서 늘 지처있는 남편을 보았기때문에
나 자신도 더 이상 버텨보라는 말을 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가장의 실직.
집에서 노는 아빠.
그래 워낙 생활력이 강한 사람이니까 뭐라도 하겠지.
그러나 지금 사 오십대 가장들이 명예 퇴직이다 뭐다해서 펑펑 나자빠져 있는 현실을
직감하기에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아이들을 생각했다.
한참 예민한 사춘기 아이에게 이 사실 어떻게 알려야 하는가 고민이 되기도 하였다.
무어라 말할까
어떤 방법으로 말을해야 아빠의 인격도 덜 무너지고
아이도 있는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아빠를 이해하고
고 2 라는 한참 예민한 나이를 견뎌낼까
가끔씩 우리 남편이 하는말에 의하면
딸이 크니까 마누라보다 더 무섭단다.
잔소리도 만만찮다.
\"아빠! 자기관리 잘하세요.
아빠 관리는 아빠 스스로 해야되요,\"등등......\"
그리고 더 설득력있는 말.
지가 그렇게 공부하는것은 꿈을 이루기 위해선데
혼자 꿈을 이루고 아빠가 무너지면 지 인생이 실패라나
몹시 부드러우면서도 설득력있는 발언이었다.
산다는것.
별것도 아닌것을 가지고 .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갈수있으려나 걱정이 태산이다.
먹고 사는거야 어떻게 살겠지.
그러나 셋이나 되는 아이를 어떻게 감당한담.
그것도 교육이라는 현실에 늘 긴장해야 되거늘.
어젯밤 잠못이루는 남편을 위로했다.
하기싫으면 그만 하라고 설마 굶어죽기야 하겠냐고.
새끼 땅에 묻고도 살았는데 그보다 더 힘들기야 하겠냐고.
그리고 우리 은이 교통사고 났을때 그때도 견뎠는데
설마 죽기야 하겠냐고..
우리남편 사주 팔자가 참으로 괴상하다.
어째 그렇게 인생이 꼬이는지.
그 사람과 살아오면서 많이 감사하고 더러는 기쁠때도 있었지만
가끔씩은 째갈 째갈 다투면서 살았던것을......
별것도 아닌인생 왜 먹을것 못먹고 입을거 못입고 그렇게 살면서
어쩌면 그렇게 새끼한테는 관대할수 있을까?
어젯밤 잠을 자다가 문득 옆자리를 더듬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불깃이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베개까지 흠씬 젖어있었다.
고민하는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인줄은 몰랐다.
가슴이 찡하다 못해 아리고 저려왔다.
워낙 성격이 단순한지라 <3 초 붕어라고> 놀려 왔었건만.
그래~ 3 초 붕어도 고민을 하는구나.
고민거리가 있어도 길게 고민하지 않는 성격인데
가장이라는 책임이 이렇게 무거운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 자식을 잃었을때도 자다가 우는것을 못봐왔다.
그리고 딸 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다리가 다 이지러졌을때도 자다가 우는것은 못 봐 왔었다.
50 대 가장이 속내로 우는 까닭
그 무거운 짐 앞에 무슨말이 위로가 될까?
그래요 인생의 전환점이 있다면 바로 이때임을 기억하고 용기 잃지마세요.
때가 이때라면 한번 도전을 해봐야지요.
힘내세요.우리 남편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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