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하나로 대설과 소한 사이에 껴있는 동지날 저녁
직장에서 2006년 전직원 송년회가 있었다.
한해의 시작에서 덕담을 나누던 때가 오래지 않은것 같은데 어느사이 12월!
세월은 참으로 날개를 달은듯 빠르기도 하다.
송년회 장소는 작년과 동일한 직장 근처 웨딩홀 부페였고 작년에는
팀별 장기 자랑에 신경을 쓰다보니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어수선 분위기였는데
올해는 개인기 위주로 바뀌어 한결 진행이 차분하고 저녁 식사도 잘 차려진
음식으로 포만감 느끼며 즐겁게들 나눌수 있었다.
사무실에서 평소보다 이십여분 이르게 자리들을 정돈하고
송년회 장소로 삼삼오오 이동을 하였는데 직원들이 모두 모이자 식순에 의하여
식사 전 2006년을 빛낸 우수 모범 사원 표창이 있었다.
올해는 누가 호명되어 표창을 받을까?
작년에는 입사 선배도 많은 가운데 내 이름이 호명되어 생각지도 않은 상태에서
표창을 받고 얼마나 당황했던지...
게다가 올해는 다양한 업무 수주로 상담원도 대폭 늘어났으니 과연 그안에서 누가
선정이 될지 궁금하였다.
전무님이 마이크를 잡으시고 대표이사인 사장님께서 앞에 서시더니
표창 받을 우수 사원 호명을 하는데
이건 또 무슨 일인가?
내 귀를 의심했다.
내 이름 석자가 분명 불려지고 있었다.
내가 잘못들었나 싶었는데 한 테이블에 둘러 앉은 동료들이 와~~
나를 향하여 박수를 퍼 붓는다.
거참~
얼떨결에 함께 호명된 우수 사원 표창을 받을 동료들과 나란히 섰는데
모두 4명~
게다가 그 4명 대표로 앞에 나가 상장과 부상으로 상금을 받는데
가슴에 무엇인지 모를 뜨거움이 차오르고 있었다.
한 여자가 있었다.
행복한 날들이 지천이라서
불행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때로 아무일 없는 무탈의 날들마져 복에 겨워
아 지겨워~ 하품 쩍쩍하면서 그리 지내기도 했었다.
비바람 거센 빈 들판 홀로 서기에 시작
그때야 비로서 그 일상의 단조로움이 행복이었다는것을
아뿔싸 깨닫게 되고
어디 하루나 마음 편하게 몸 편하게 지냈었을까~
송년회가 끝나고 늦은 시간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아들 아이에게
문자를 보내었다.
아들아 힘들지?
엄마 오늘 직장에서 송년회 있었는데
작년에 이어 생각지도 않았는데 우수 사원 표창을 또 받았단다
축하해줘~~
잠시후 뜨르륵~
와우~!!
하여튼 대단한 우리 어머니
화이팅!!!
축하드려요~
2006년 11월 22일 동짓날 저녁 행복해서 눈물 찔끔 거린 바늘이였습니다.
살다보니 기쁠때 웃음보다 눈물이 먼저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의 기쁨에 함께 큰소리 박수쳐준 정겨운 동료들을 곁에 둔 저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ps-->2006년 올 한해도 시시때때 땅 꺼져라 내쉬는 바늘이 한숨 소리에
토닥 토닥 등 두드리며 감싸주신 에세이방 여러분 고맙습니다.
얼마 남지 않는 한해 정리 정돈 잘들 하시고 새해에도 더욱 더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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