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물 화장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68

경찰서에서..


BY 올리비아 2006-12-07

 

얼마전.. 

내키진 않았지만..

경.찰.서.를.. 가야만 했다.


사실 가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법치국가의 한 국민으로써

그리 할 순 없었다.


지금 당장 내 몸 하나 편하자고

경찰서에 가지 않는다면


훗날 더한 곤욕을 치룰 게

눈에 보이듯 뻔하기 때문이다.


경찰서 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는 남편에게 부탁했다.


“..나.. 경찰서에 좀 데려다 주라..”


남편이 내 눈치를 살피며 조용히 묻는다.


“꼭.. 가야 돼?”
“그럼.. 가야지..안가면 나중에 더 힘들어 져...--;;”


경찰서 가는 길은

참 을씨년스러워 보였다.


노란 은행잎들이 길가에

떨어져 차가운 바람 한자락에 휘리릭~휘리릭~


남편과 나는 차안에서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고로 경찰서와 병원은

가까이 지내면 안 되는데..

사는게 어디 내 마음대로 된다더냐..


10여분만에 도착한 경찰서..

왜 이리 빨리 온겨.

경찰서가 이리 가까이 있었다니...


차에서 혼자 성큼 내리자

남편도 나처럼 긴장이 되는지 내게 조심스레 묻는다.


“혼자 가도... 되겠어?”
“웅~ 혼자 가지 뭐..어차피 내 일인데.. 좀 늦어도 여기서 기다려~”

“알았어~무슨 일 있음 전화 해~”
“응...”


주차장에 남편의 차를 뒤로 하고

혼자 경찰서 문을 빼꼼히 열고 들어가니


그곳에 있는 직원 한분이

친절하게 맞이한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네~운전면허 갱신하러 왔는데요.”

 

“면허증은 가지고 오셨죠?”
“그럼요~^^”

나의 좌랑스러운 녹색 운전면허증을

아주 조심스럽게 건네주니

그 직원분께서 면허증을 자세히 들여다 보며 말..


“아직...갱신할 때 안 됐는대요?”
“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아래 갱신기간이 돼서 왔는데..”


“연락 못 받아 보셨어요?^^”

“무슨..연락..을요?....”

 

“올해부터 면허 갱신기간 2년 자동연장되었다고 통지문 보냈을텐데요..”


헉!..뭐라고라...자.동.연.장...

그러고보니...받아 본 것도.. 같다..

 

흐미...그제야 기억이.. 나다니..... 환장하긋넹...^^;;


그 직원분 웃으며

내 운전면허증 뒤에다가

친절하게도 검정 싸인팬으로

 

2008년 6월 15일~9월 14일이라고

큼지막하게 써주는게 아닌가...


쪽팔리게..안써주셔도 되는디..헤헤..^^;;


5분도 안되설랑 다시 주차장에 있는

남편 차안으로 다람쥐처럼 쪼르르

다시 들어오자 깜짝 놀란다.


“벌써 끝났어?”

“아니 그게 말이야~면허 갱신기간이 연장됐다네~~ \"

 

\"뭐..뭐라고?\"

 

\"아 내가 그걸 깜빡 잊었지모야~~

자기도 몰랐지? 면허기간 연장된 거..

자기도 잘 기억해두라고..나처럼 실수하지 말고..

궁시렁 궁시렁...^^;;”

 

순간...

기가 막힌 듯 나의 일장연설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던 남편이

갖잖다는듯 날 째려보며 하는 말..


“십년 넘게 운전 한번도 안하면서

면허 갱신은 참 꼬박꼬박 자~알~~도 챙긴닷!!.”


‘--;;......“


그래도 나

이에 굴하지 않고


우아한 목소리로 조용히 외쳤다.


“김기사~~~~운전해애~~~“ㅡ,-^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