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내키진 않았지만..
경.찰.서.를.. 가야만 했다.
사실 가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법치국가의 한 국민으로써
그리 할 순 없었다.
지금 당장 내 몸 하나 편하자고
경찰서에 가지 않는다면
훗날 더한 곤욕을 치룰 게
눈에 보이듯 뻔하기 때문이다.
경찰서 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는 남편에게 부탁했다.
“..나.. 경찰서에 좀 데려다 주라..”
남편이 내 눈치를 살피며 조용히 묻는다.
“꼭.. 가야 돼?”
“그럼.. 가야지..안가면 나중에 더 힘들어 져...--;;”
경찰서 가는 길은
참 을씨년스러워 보였다.
노란 은행잎들이 길가에
떨어져 차가운 바람 한자락에 휘리릭~휘리릭~
남편과 나는 차안에서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고로 경찰서와 병원은
가까이 지내면 안 되는데..
사는게 어디 내 마음대로 된다더냐..
10여분만에 도착한 경찰서..
왜 이리 빨리 온겨.
경찰서가 이리 가까이 있었다니...
차에서 혼자 성큼 내리자
남편도 나처럼 긴장이 되는지 내게 조심스레 묻는다.
“혼자 가도... 되겠어?”
“웅~ 혼자 가지 뭐..어차피 내 일인데.. 좀 늦어도 여기서 기다려~”
“알았어~무슨 일 있음 전화 해~”
“응...”
주차장에 남편의 차를 뒤로 하고
혼자 경찰서 문을 빼꼼히 열고 들어가니
그곳에 있는 직원 한분이
친절하게 맞이한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네~운전면허 갱신하러 왔는데요.”
“면허증은 가지고 오셨죠?”
“그럼요~^^”
나의 좌랑스러운 녹색 운전면허증을
아주 조심스럽게 건네주니
그 직원분께서 면허증을 자세히 들여다 보며 말..
“아직...갱신할 때 안 됐는대요?”
“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아래 갱신기간이 돼서 왔는데..”
“연락 못 받아 보셨어요?^^”
“무슨..연락..을요?....”
“올해부터 면허 갱신기간 2년 자동연장되었다고 통지문 보냈을텐데요..”
헉!..뭐라고라...자.동.연.장...
그러고보니...받아 본 것도.. 같다..
흐미...그제야 기억이.. 나다니..... 환장하긋넹...^^;;
그 직원분 웃으며
내 운전면허증 뒤에다가
친절하게도 검정 싸인팬으로
2008년 6월 15일~9월 14일이라고
큼지막하게 써주는게 아닌가...
쪽팔리게..안써주셔도 되는디..헤헤..^^;;
5분도 안되설랑 다시 주차장에 있는
남편 차안으로 다람쥐처럼 쪼르르
다시 들어오자 깜짝 놀란다.
“벌써 끝났어?”
“아니 그게 말이야~면허 갱신기간이 연장됐다네~~ \"
\"뭐..뭐라고?\"
\"아 내가 그걸 깜빡 잊었지모야~~
자기도 몰랐지? 면허기간 연장된 거..
자기도 잘 기억해두라고..나처럼 실수하지 말고..
궁시렁 궁시렁...^^;;”
순간...
기가 막힌 듯 나의 일장연설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던 남편이
갖잖다는듯 날 째려보며 하는 말..
“십년 넘게 운전 한번도 안하면서
면허 갱신은 참 꼬박꼬박 자~알~~도 챙긴닷!!.”
‘--;;......“
그래도 나
이에 굴하지 않고
우아한 목소리로 조용히 외쳤다.
“김기사~~~~운전해애~~~“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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