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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27

1.친구라는 이름이 나를 슬프게 했다<동창>


BY 영영 2006-11-05

 

<동창>

 

일산에 사는 세칠이와 경칠이, 의정부에 사는 주칠이, 그리고 나

우리들 네 명은 서로 가까운 거리에서 사는 동창친구들이다.

누구 한사람의 소식이 뜸하면 무슨 일은 없는 걸까 서로 궁금해 하기도 하던,


아무리 상식적인 레벨 등급으로 살아 보고자 노력을 해 봐도

원시적이고 낙후된 틀을 벗어날 수가 없던 나에게 그녀들은

만나면 그저 말이 통하는 옛 친구라는 것만으로도 날아갈 듯

숨통이 트이는 게 좋았다.


우리는 한달에 한번정도 만나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며,

이런저런 수다로 하루해가 저무는 줄도 모르게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곤 했다.


그런데 신은 참 야박했다.

나에게 평온이란 영원토록 불변할 수 없는 것이었는지

우리들의 조건 없는 우정에도 서서히  틈새가 보이기 시작했다.


단지 몇 십 년 전 동창 친구라는 것만으로도 만나면 그저 즐겁기만 했던

우리들이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언젠가부터

한해 두해 만남의 햇수가 거듭 될수록 철저한 \'아줌마들의 이기심\'과

그에 따른 틀어진 시각에서 비롯되는 시샘과 질투,

무어라 표현하기는 좀 그런 미묘한 감정들이 나타나는 거였다.


이를테면 한 친구는 집합장소를 잡아도 자기 집에서 몇 백 미터 지점인

그 장소가 가장 접선하기 적합한 장소라고 정해 놓고

멀리서 오는 친구가 차를 끌고 와서

자기들을 태워서 어디로든 출발시켜야 되고,


그러면서도 말하기를 자기남편은 아내를 귀히 보호하기에

\'당신은 절대 운전은 배우지 말라\' 했다는

\"경칠이 넌 왜 운전을 못하냐? \" 라고 말하는 무식한 친구는

없음에도 모임에 차 몰고 다니는 친구들은 팔자가 사나워

운전을 한다는 꼴이 되 버리는 씁쓸한 말을 하곤 하는..

그러면서도 모임 때는 반드시 사모님처럼 누군가의 차로

이동해야만 하는.ㅋ


모임일정을 잡더라도 직업에 매인 친구보다 골프모임 친구나

자기의 교회활동이 중심이 되어 한달에 몇 번 있을까 말까 한

자신의 가장 한가한 날을 골라 맞추고자 하는,

이러한 것들이 처음엔 다 좋게 보이고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한 해 두 해 매 번, 몇명 안 되는 작은 테두리 안에서

그런 짜잘한 일들이 자꾸만 번복이 되다 보니

다들 넉넉한 친구들이련 해야 하니 겉으로 내색들은 안 하지만,

나는 친구들 관계이니 만큼 철저히 본인위주보단

누구를 위해 한번씩 양보도 하고 서로를 배려해 주고 했으면

좋겠다.. 라는 아쉬운 감도 들곤 했다.


그러나 그러한 느낌은 조금씩 아쉬운 맘이 들 때마다

한번씩 생각만 해 보는 것 뿐,

그래도 친구들과 만났을 때만큼은 무조건 하고 깔깔대고 웃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었다.


그러다가

내가 급작스런 문제로 수원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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