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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77

치과에 가기 싫다.


BY 정자 2006-10-14

으이그 이놈의 이빨~~~

밤 새 잇몸이 아픈건지, 머리가 아픈거지 이빨만 아픈건지 도통 구분이 안간다.

날만 새봐라..내 얼른 시속 백으로 치과로 달려간다고 했는데.

마침 오미자를 끓여 꿀타서 한 십분 입에 물고 있으니

신기하게 아픈게 사그라들고

잠도 잘잤다.

 

화장실 똥싸러 가기 전과 후가 틀리다더니

난 또 치과를 가는 것을 까먹었다.

나도 이런데 울 남편은 나보다 더 심하다.

원래 잇몸이 부실한 것도 유전이란다.

그래서 아버님도 이빨이 없는 틀니다.

그럼에도 남편은 이빨이 하나씩 하나씩 흔들리더니

결국은  치과에 가보니 몽창 다빼고

임플란트를 해서 하나씩 박고 틀니를 하라고 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남편은 겁이 디게 많다.

니 이빨 뺄 때 몽환주사 한 번  맞아봐라?

나 죽어도 모른다. 월매나 아픈지 아나?

그러게 관리를 잘하지... 글고 담배도 끓고 하라는 것 안하고

굳쎄게 담배를 피더니 이빨 다 빠지니

뽀뽀도 못하고, 고기도 못 씹고 좋겄다!

난 퉁명스럽게 그렇게 말 받아쳤는데.

 

근디 이젠 내가 이빨이 아프다고 하니 울 남편

한마디 한다.

그거 아픈 거 아녀~~

그래가지고 이빨 안 빠져!

그럼 내가 이빨 빠질때 까지 아프란 말여?

그려..한 번 당해봐야 내가 왜 치과를 가기 싫어하는 걸 알 거 아녀?

 

역지 사지라더니 그말 틀린 거 없다.

눈에서 불똥이 튄다고 하더니

나는 불꽃놀이하는 게 보인다.

여기 저기서 펑! 펑!색깔도 찬란하다.

 

머릿속에서 신경줄을 뜯어먹는 생쥐가 한마리 사는   것처럼

땡기고 저리고 환장하겠다.

 

이렇게 아픈데 대고 난  뽀뽀도 안해주고

맛있는 거 못 먹는다고

당장 담배 끊으라고 빈정댔으니

내가 지금까지도 멀쩡하게 살아있는 게 다행이다.

나 같으면 거진 반은 죽도록 두둘겨 팰텐데.

 

남자가 움푹 음푹 눈물도 흘린다고 뭘 그런거 가지고 그러냐고 그랬는데

하이고 나는 이리뒹굴 저리 뒹굴 지붕이 널러가게 울었다.

울 남편 또 그런다.

그래가지고는 이빨 안 빠진다니까아~~

그래서 난 발로 남편 엉덩이를 뻥찼다.

그래도 나 대신 아퍼줄 수 없다고 하니

어쩌겄나?

 

 

오늘은 안 아플때 치과를 간다고 다짐을   했는데

이거 토요일이네...

 

에이...

참다가   월요일에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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