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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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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에게 또 다른 애인(1)


BY 개망초꽃 2006-08-31

아내가 다른 남자랑 결혼을 했다. 그러니까 유부녀인 내 마누라가 다른 남자와 불륜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 연하의 남자와 결혼을 했다는 이야기이다. 호적상엔 이미 결혼한 여자이기 때문에 서류상 결혼했다는 증명을 할 수 없지만 남자쪽 부모님과 친구를 초대해 교회에서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린 것이었다. 그리고 아내는 두 집 살림을 했다. 주중엔 그 놈과 잠자리를 하고 주말엔 나와 잠자리를 하는 나의 아내 그리고 그 사실을 알면서 이혼을 못하는 미칠것같은 나, 그리고 또 한명의 미친놈 아내의 다른 남자. 한 여자가 열렬히 사랑하는 두 남자랑 결혼한 이야기. 소설이지만 요즘 세상을 꼬집어 까말려 낸 이야기. 누구나 속으로만 꿈꾸는 겉으로는 안 그런 척 비현실적이면서 현실적인 이야기. 이 소설의 제목은 내용 그대로 ‘아내가 결혼했다’이다. 세계일보에서 일억원을 걸고 공모한 소설, 작가 이름은 박현욱.


이 소설을 접할 수 있었던 건 여름 피서를 서점으로 지정해 놓고 수시로 드나들면서 내 돈 안들이고 시원한 바람과 함께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축구와 사랑을 적절하게 비교하면서 쓴 글이 재미있으면서 기분이 슬쩍슬쩍 나쁘면서 흥미는 진진했다. 일단 사랑이야기니까 재미가 있었고, 여자가 자기 합리화를 시키는 언변과 그것에 휘말려 꼼짝 못하는 남자 둘 때문에 기분 나쁨이 치밀었고, 상황을 어떻게 전개시키려나? 하면서 흥미가 있었다. 실화가 아니고 소설이었다. 그러나 책을 읽는 내내 실화일 수 있어, 현실이라니까, 하면서 맞장구를 치게 되었다.


결혼한 사람들, 여자든 남자든 사랑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사실 법은 사랑하지 말라고 묶어 두긴 묶어 두었다. 불륜이 그것이다. 그렇다고 사랑을 하지 않나? 그건 결코 아니다. 사람이란 감정의 동물이라서 본능적인 감정만큼은 묶어 두려고해도 묶어 둘 수 없는 것이다. 감옥에 쳐 넣고 이혼이라는 빨간 줄이 간다고 해도, 가정이 삭제가 돼 버려도 감정이 불붙어 버리는 건 누구도 피해갈 수 없고 누구나 겪게 될 가능성이 아주아주아주 높다랗다. 결혼한 사람들이 다른 이성과 잠자리를 하는 거나 이 소설처럼 아내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것이나 별다를 게 없다고 본다. 다만 공개적으로 남편에게 사랑하는 연하의 남자가 생겨서 결혼해야겠다고 하고선 버젓이 결혼식을 올린 것만 틀린 부분이지 결론은 그 답이나 이 답이나 똑같다고 본다. 도봉산에서 흐르는 물이나 북한산 계곡물이나 그 물맛이 그 물 맛이다 이거다.


내가 아는 여자 중에 애인이 셋인 여자가 있다. 내 눈으로 세 남자 얼굴만 봤지 세 남자와 자는 건 보지 못했는데, 그 여자가 세 남자와 번갈아 잔다고 말을 해서 알고 싶지 않은데 알 수밖에 없었다. 세 남자를 쉽게 애인1,애인2,애인3으로 구분해서 말을 해야겠다. 애인1은 오래된 애인이다. 본인의 말로는 처음 만날 땐 유부남이었는데, 원래 부부사이가 안 좋아서 이혼을 했다고 했지만 그 여자의 친구들 말로는 그 여자가 이혼을 시켰다고 한다. 그래서 결혼식을 올리거나 서류상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부부가 되어 살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한남자에 만족 못하는 그 여자는 애인2를 만들었고, 애인2를 만날 때 유부녀라고 속이고 만났다고 한다. 애인2는 유부남이니까 서로 피장파장이라는 것이다. 애인2를 만나다보니 애인1한테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애인1이 낌새를 채고 추궁한 끝에 애인2가 생겼다는 것을 알았고, 그 여자는 밋밋한 애인1이 걸그적거렸는데 잘 됐다싶어 헤어지자고 했다. 그러나 애인1은 미칠것 같았지만 헤어지지 못했다. 그 여자로 인해 가정은 파괴가 되고, 그 여자랑 잘 살아 보자고 살림을 차렸는데 잠시 바람을 필 수도 있지 하고 눈감아 주기로 한 것이다. 요즘은 남자 못지않게 여자들도 바람을 피우는데, 남자들이 바람을 피우는 숫자만큼 여자도 그만큼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남자들은 내 마누라만큼은 조신하다고 믿는 멍청이들이다. 하긴  인정을 안하고 싶겠지만...... 알아도 눈 감아 준다고 하는데,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아이들을 버리고 마누라가 도망갈까 봐 눈치를 본다고 하니…….세상 참 오래살고 볼일이다. 애인2가 이 사실을 알고 그 여자랑 엄청나게 싸웠다. 속였다는 것이겠지. 그래서 애인2가  점점 멀어지고, 그 여자는 애인2가 멀어진 자리를 애인3을 새로 만나 채워나가고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애인1은 어쩔 수 없이 그 여자의 바람을 눈감아 주고 있고, 애인2는 가끔 여자가 필요할 때 그 여자를 만나서 잠자리를 하고, 애인3은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새로운 만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아내가 결혼했다는 이야기는 소설이지만 한 여자가 애인 셋이랑 번갈아 잠자리를 하고 있다는 것은 실화이다. 그렇다고 이 여자가 접대부 여자는 아니다. 한 때는 그냥저냥 그런저런 평범한 주부였다. 남편의 무능력을 핑계로 한남자로 만족 못하면서 새로운 남자를 찾는 타입이라서 이혼을 하고 세 남자를 속여 가며 즐겁고 새롭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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