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손을 깨끗이 씻고, 긴장을 풀고 편안한 마음으로 사용하세요.
사용서 설명의 맨 첫머리이다.
사무실선생들 중 짝이 없어 혼자 피서 가기 애매한 선생들 몇몇과
남해 해수욕장에 가기로 결정을 했다.
새끼들 동반해서..
작년에 수영복이며 튜브, 물안경,매트,튜브에 바람넣는 기구까지 다 사들이고..
물놀이 한번 안하고 그냥 여름을 넘기기가 아쉬워
나혼자 아이들 데리고 남해해수욕장에 다녀온적이 있었다..
그렇게라도 다녀온 것이 못내 스스로가 자랑스럽긴 했지만..
심심하고 적적하고 왠지 기가 죽는 걸 느끼고 온 나는 이번 물놀이는 기죽지 않고
신나게 놀겠다 싶어 은근히 기대가 컸다.
아뿔사! 그런데..
D-day 이틀전..
아랫배가 불편해지기 시작하면서....
혈흔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구구...어쩐다지?
바다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고.
애들도 안간다면 그 서운함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모래사장에서 퍼질러 자고 있기도 싫고...
간간히 홈쇼핑에서 보았던 질내에 삽입하는 생리대가 생각이 번쩍 났다.
오케바리..
D-day 하루전..
약국을 갔다..
아니,들어가기전..남자약산지,여자약산지를 먼저 살폈다.
그리고 여자약사임을 힐끗힐끗 확인하고 들어갔다.
\"질내에 삽입하는 생리대 있습니까?\"
\"아,템포요! 아직 전 사용해보지는 않았지만, 여름에는 오히려 이게 더 편하다고 하대요.\"
\"네~ 물놀이 가야되는데..걸려서요.\"
\"비닐에 싸드릴까요?\"
\"아뇨! 사람들이 알아보겠어요?\"
그 보라색 작은 상자...주사기 비슷하게 생긴 생리대 그림이
확연히 그려져 있는 그 상자를 손에 들고
씩씩하게, 자연스럽게, 자신있게 걸었다.
밤이 되었다.
당일날 첨 사용해서 당황하기 보다는 밤에 미리 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먼저 뜯어보고 난다음 설명서를 펼쳐보았다.
맨첫머리에 긴장을 풀고 사용하라는 말에 웃음이 나왔다.
그려..남자 물건 빼고는 아니, 병원에서 부인과 진료할 때..
그 두경우를 빼고는 뭘 집어 넣어본적이 없으니..
당연히 긴장이 되지...풀어야지...
뭐..그 큰 물건(?)도 다 들어가는데...집게 손가락만한 것쯤이야..
설명서대로 천천히 삽입을 했다..
편안했다..좋았다..
밤에 생리를 안하는 것처럼 편안히 잤다..
이 더운 여름에 두터운 생리대를 하고 있는 것도 얼마나 짜증이 나는 일인가...
D-day!
아침이 되었다.
생리를 안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런데, 세수하고 화장대에 앉았는데..밑이 축축한 느낌이 들었다.
일어나 의자를 보니..묻었다..
화장실에 가서 밖으로 나와있는 실을 잡아당기니..흠뻑 젖어있었다.
아구..이것은 갈아야 할 때를 알수가 없어서 불편하군..
설명서에는 하루에 두번정도 갈면 된다는데..
불안해서 두개를 챙기고 팬티에는 얇은 라이너를 부치고 바다로 떠났다..
우짜튼 바다로 퐁당 들어갔다..
밑은 신경쓰이지만..일단은 피도 생리대도 없으니..물속에서 놀아도 되지 않는가..
세시간쯤 지나서 갈아야겠다는 생각에 하나를 챙겨들고 공중화장실로 갔다.
그리고 흠뻑 젖은 생리대를 빼내고 새 것을 넣으려는데..
집도 아니고..사람들은 들락거리지...긴장을 풀어야 되는데..
맘이 조절이 안된다..
겨우겨우 삐질삐질 집어넣고 나오는데..영 밑이 편하질 않다..
한번 넣은 거는 다시 집어넣을 수 없어 아까워서 견뎠다..
물속에 다시 들어가니..부력때문인지 괜찮아졌다..
한참을 놀고..지쳐서 파라솔에서 쉬어야겠다 맘먹고 나오니..
또 밑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에이! 그래도 뭐니뭐니 해도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맞나보다.
팬티에 부치는 생리대가 그래도 편하다..
물놀이를 다 끝내고 샤워하고 화장실에 가서 부착용 생리대로 갈았다.
아구..이제야 몸과 맘이 편해짐을 느낀다..
뭐..그래도 푸른바다가 피바다는 되지 않았질 않는가..
그정도로 여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생리대의 제2의 혁명은 완수했다고 본다.
여러분은 꼭 긴장을 풀고 사용하세요.
안그럼, 안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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