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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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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BY 돌 모퉁이 꽃 2006-07-24

모처럼 해가 반짝 났습니다.

퀘퀘한 냄새라도 내 보낼 요량으로 장농을 활짝 열어 보았습니다.

손이 자주 가지 않은 구석진 곳에서 10여년전부터 20여년 전까지의 옛향기가 스물스물

뿜어져 나오는 것이  주된 일손을 한곳에 응시하게 합니다.

이제는 제과점 이름조차도 희미하게 닮아버린 작은 상자속에서는 코흘리개 초등학교때와 혼자서  고민하던 중학교, 소위 개똥철학이지만 심오하게 나를 찿아 방황하던 고등학교때의 이야기들이 꼬깃꼬깃한 이야기가 되어 담겨져 있습니다.

이름도 가물거리는 친구들의 필체속에서 어렴풋이 친구의 얼굴을 기억하고, 세월만큼 연로해진 편지지에서는 그 때의 가슴두근거림이 다시금 느껴집니다.

사랑이라는 것에 고민하고, 우정이라는 것에 열중하여 많이 아파하고 많이 고민하고 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내었구나 생각하며 지금 허영과 욕심과 조금더 고개짓을 더 높게 하기위하여 하루하루를 보내는 내 모습을 바라보며 쓴 웃음을 지어 봅니다.

모 방송국에서 옛 학창친구들을 찿아주는 프로를 보았습니다.

한명 한명 찿아내는 신통함(?)이 눈물 한방울씩 맺히게 하고, 그들의 포옹속에서 잔잔히 꺼내지는 추억하나하나가 가슴속에 찡한 저림으로 다가옴은 나또한 잊혀져가는 친구들의 그리움에 목말라서 이리라 생각해 본적이 있습니다.

어릴적 나무책상에 금그어가며 티격태격하던 옛짝꿍의 얼굴은 생각나지 않지만, 유난스레 키가 작았던 나이기에 그만큼 `땅꼬마`라는 놀림도 많이 받았었는데 그때는 울고 불고 소리치며 함께 싸우던 친구들의 얼굴이 잊혀져 가는 만큼 그들의 그리움과 보고픔은 배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고, 소중한 만남을 새록새록 쌓아가고 있다지만 아무런 계산없이 아무런 조건없이 친구하자 손가락 걸던 그때의 그 친구들과 나누었던 우정들을  내가 다시금 가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