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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신부


BY 은지~네 2006-06-08

지난 일요일날에 결혼식을 다녀왔다.

여자는 한국인으로서 이곳에서 태어난 아가씨고

남자는 생긴 백인 남성이었다.

둘은 같은 고등학교에서 만나서 사랑을 키워 오다가

대학을 졸업하고 이번에 결혼하는 것이다.

 

교회에서 결혼식을 경우는 미리 한쌍의 아름다운 커플이 탄생하기까지,

자라온 과정과 만남의 과정을 비디오로 편집하여 보여주는 과정이 있다.

그러나 이날은 야외결혼식 이었다.

교외의 작은리조트를 빌려서 하는 결혼식장으로 가는길은

그야말로 작은 시골길이어서 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결온식을 알리는 표지판과 풍선이 길을 안내해 주고 있었다.

식장에 도착해 보니 영화에서 보는 그런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역시 방명록이 있어서 사인을 하고

예쁜 드레스를 입은 꼬마아가씨가 안내를 하고 있다.

신랑신부에게 덕담(wedding wishes) 써서 유리항아리에 넣어주고,

장미꽃잎(식이 끝나고 퇴장하는 신랑 신부에게 뿌려준다 ) 들어있는

작은 봉지와 부채(햇빛가리라고…) 그리고 식순이 씌여 있는 작은 책자

(커플의 약력과  만남과정등 여러가지가 적혀있다.) 받아서 들어간다.

안에 들어가니 신부의 부모님이 인사를 하면서 우리를 맞아 주신다.

우리는 신부측으로 왔으니까

 

하얀아치에 달린 빨간 장미바구니, 좌석과 통로사이에 있는 하얀기둥들,

그리고 거기에도 역시 빨간 장미바구니들.....

결혼을 축하 해주는 현악 4중주단이 있고 한쪽에는 음료수 코너가

다른쪽에는 에피타이저용의 간단한 음식이 있었다.

건물안에는 리셉션을 위한 부페형식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고

식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면서 신랑신부의 어릴적 사진,

데이트하면서 찍은사진, 양가 집안 어른들의 젊었을 사진도 보면서

식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식이 시작되니 들러리들이 처음에 짝을 맞추어서

팔짱을 끼고 식장으로 들어오는데,

결혼식에 처음 가본 사람들은 이들이 신랑 신부인가 하기도 할 정도이다.

모두 드레스와 턱시도를입으니까….

보통 신랑의 형제나 친구들 그리고신부의 자매나 친구들이 서고 있다.

그리고 바구니를 들은 예쁜 소녀와 소년이 꽃잎을 뿌리면서 입장하고

뒤에 신랑이 입장해서 신부를 기다린다.

 

여기도 신부의 아버지가 신부를 데리고 들어가서

신랑에게 인도를 하면서 반지교환도 하면서 식이 진행이 되는데

처음하는 결혼이라서 신랑신부의 실수가 많으나

웃으면서 진행이 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결혼전에 미리 웨딩 코디네이터(wedding coordinator)라고 하는

결혼식을 주관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식 비용등 여러가지를 의논하고,

결혼 전날은 리허설을 하며 미리 예행연습을하는데

일이 크다고 한다.

가족과 들러리들이 모두 모여서 해야 하니까….

 

예정된 식순에 따라서 결혼식이 끝나고 나면

다음에는 리셉션이라는 피로연이 있는데  다른장소로

옮겨서 하기도 하고, 야외예식에서는 그자리에 출장부페가 오던가 한다.

결혼식이 끝나고 나서 한시간정도의 시간여유가 있고

시간동안 간단한 음료수나 맥주등을 마시면서

삼삼오오  모여 인사도 하면서 이야기의 꽃을 피운다.

이럴때 미국인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다니면서 인사도 하고 하는데

역시 한국인들은 쑥스럽다.

일부는 경치 좋은곳이니까 산책들도 한다.

 

시간이되니, 리셉션이 시작되어서 모두들 안으로 들어가서

하객들이 먼저 자리를 차지 하고 앉는다.

신랑 신부와 들러리 그리고 가족들이 맨나중에 맞추어 입장을 하는데,

아이구야!!  신랑쪽 부모님이 4 분이다.

신랑의 부모님이 이혼을 하시고 각각 재혼을 하신 것이다.

자세히 얼굴을 들여다 보니 신랑의 얼굴이 양쪽 부모의 얼굴에 있다.

~!! 누가 친엄마이고 친아빠인것을 알겠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우리 한국의 정서와 다른 것이다.

이혼을 좋아하는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이런 모습은 좋아보였다.

이혼을 하고 각자 재혼을 했다 하더라도

자식의 결혼식에 이정도는 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신랑신부의 결혼축하케익을 자르는 예식이 끝나고 나서

신랑 신부를 시작으로 하객들도 각자 식사를 가져다 먹었다.

깨끗한 상차림,그리고 결혼답례품도있었고

테이블별로 일회용 카메라가 있어서 작자 기념이 될만한 것을

찍어서 놓고 가면 주최측에서 현상을 한단다.

이렇게 준비를 할려면 상당히 돈이 많이 든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돈의 사정에 따라서 행사의 질도 달라지지만

손님의 숫자도 엄청나게 제한을 한다.

엄선된 사람들만 초대를 받는다.

 

깔끔한 식사를 끝내고 나니 여흥의 시간으로 이어졌다.

부케를 던진다든가 하는 순서를 마치고

신부 아버지의 인사와 신랑 가족의 인사가 있고

다음은 신랑 신부가 춤을 춘다,

그리고 신랑은 신부를 신부의 아버지에게 인도하면

신부는 아버지와 춤을 추고 다음은 신랑이 자신의 어머니와

춤을 추면서 여흥이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는 것이다.

춤을 출때 미국여인인 신랑의 어머니를 보니 많이 쑥스러워 하는 모습에

동양이나 서양이나 많이 비슷하구나 싶었다.

 

사회자가 모두 1달러를 꺼내라고 하면서 돈을 가지고 나와서 줄을 서란다.

돈을 내고 신랑 신부와 춤을 추는 것이다.

흥이 많은 사람과 없는 사람은 여기서도 차이가 났으니

신랑의 외할머니는계속 신이 나서 신랑을 잡고 춤을 추고있다.

결국 다른 들러리가 나와서 할머니와 춤을 춰 드리고...

신나는 댄스파티를 뒤로 하고서 우리부부는 식장을 살그머니 빠져 나왔다.

 

돌아 오는 길에 생각 보니,

못추는 여자들은 미국에서 시집가기 힘들겠네,

그런데 못추는 남자도 그러네?

아이구 다행이다.한국에서 결혼하기를 잘했네..ㅎㅎㅎ 하면서 웃었다.

 

그런데 말이야.

아이들 결혼때 춤춰야 하잖아?

~ 큰일났네

어쩌지?

무조건 한국가서 결혼하라면 안되나?

말들을 들어야지

무슨 수가 없나?

걱정이네 앞으로 10년안에 하나씩 닥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