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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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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내 엄마


BY 풀향기 2006-06-01

\"왜 내 미싱은 윗실은 이쁘게 박음질이 되는데 밑실이 떠?\"

아들,며느리 여행 떠나고 낮동안 혼자 계시는 아흔 둘 내 엄마를 찾아 간 어느날 진즉 묻고 싶었던 것인데 잊고 있다가 문득 생각 나 푸념처럼 물었다.

그런 내 말에 쪼그랑 할머니인 엄마가 또렷하게 대답하셨다.

\"밑실 땀 조절하는 곳을 조여 봤냐?\" 라고.

\"그럼. 위실, 밑실 조였다 풀어봤다 별 짓 다 했는데 안돼\" 했더니

\"그러면 북집(밑실 넣는 곳) 나사도 조여 봤냐?\" 하셨다.

\"북집 나사? 북집에도 나사 조절하는 곳이 있어?\" 물으니

\"하~먼, 도라이바로 북집 나사를 한번 조여 보고 그래도 안되면 미싱 바늘끝이 날아갔나도 봐라\" 하셨다.

집에 돌아와 북집 나사를 찾아 조였더니 프로 미싱사의 바느질처럼 깨끗하게 바느질이 되었다.

다음날 엄마한테 가 \"북집 나사 조였더니 징허게 이쁘게 박어지데. 우리엄니는 참 똑똑해 잉~\" 하면서 듣기 좋은 립 써비스를 해 드렸더니 아니나 다를까 쪼그랑 얼굴이 더 쪼그랑이 되어 씨~익 웃으시면서 말씀하셨다.

\"뭐이 그게 똑똑허데, 평생 해 온 일인께 안잊어부러서 그러제.\"

가슴이 수세미에 긁힌 듯 쓰라렸다.

저 귀여운 노인네를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