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려운 일이
10대에 부모를 잃었을 때
20대에 꿈을 잃었을 때
30대에 돈을 너무 많이 벌었을 때
40대에 직장을 잃었을 때
50대에 배우자를 잃었을 때
60대에 돈을 잃었을 때 란다
연대 공대 학부모 초청 강연에서 나온 이야기 란다
30대의 이야기에 모두들 의아하겠지만 본인의 예상보다 지나치게
돈을 많이 벌면 일종에 정신적 공황상태에 이른다는 데
경험이 없어서 이해는 불가하다
토요일
그가 5시간 반동안 행방불명?되었었다
금요일 ..그의 표현에 의하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기 위해
나이트까지 했다
소위 일연의 사건으로 인하여 대기라는 걸 하고
집에 못오는 사건이었다
그가 외박을 하거나 대기를 하거나
집에 못 오는 사건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고
심지어 보안상 절대로 그 사유나 일정에 대해 아내에게조차
통지하지 못하고 집에 못 오는 한이 있더라도
언제까지나? 나는 그를 이해하고 수긍해야하는 아이러니가
결혼 후 처음부터 존재해 왔다
어느 시간까지는 잘 기다리고
잘 지내다가도 내 스스로 한계라고 느끼는 시점이 오면 그 이상은
늘 괴롭게 ...안달복달을 하면 시간을 초로 재고 있었다
아무리 많이 상쇄되고 훈련되어 왔다고 하더라도
일단 불안이 엄습하면
제어가 되지 않는다
참으로 멍청하기도 하지
그래서 신혼 초는 늘 그에게 귀가 시간보다
한 두시간을 더 늦게 온다고 말해달라는 부탁까지 잊지 않았다
그는 반대로 나를 기쁘게 한답시고
귀가시간보다 한 두시간을 빨리 온다고 말하고 ^^;;;
이런 말도 안되는 일로 다투는 일까지 있었으니
그는 늘 예상하지 않는? 범행을 자주 저지른다
인정이 너무 넘쳐서
주변 사람들이 어려운 일이 있으면
자기 주머니에 돈도 없으면서
신용대출을 해서까지 돈을 꾸어준다
은행에서 통지서가 온 연후에야 그 사실을 알고
나혼자 펄 펄 뛰어봤자 그건 때 늦은 후회에 불과하다
그가 절대로 대출을 받을 일이 없다고 우기자
은행직원은 심지어 나에게 이런 말까지 한다
\"에구 사모님이 평소에 용돈을 너무 인색하게 주셨나보죠
남자들 중에 그런 사람이 무척 많아요 ...\"
용돈이란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은 거다
그 누가 자기가 쓰고 싶은 만큼의 돈을 쓸 수 있단 말이냐 ^^;;;
내가 언젠가 글에서 썼듯이 아내나 아이들이 아닌
다른 사람을 너무 배려하는 나머지
언제나 우리가 방치되고 제외되는 느낌 마저 없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일상화된 사람은 집에서는 그나마
아내나 아이들이 일순위가 본인은 스스로 꼴찌를 자처하고 전락한다
그걸 당연시 하기도 하고
얼른 볼 때 욕을 해서는 아니되지만
늘 그걸 인정하고 받아들이기에는 내 덕이 역부족이다
그가 술에서 깨어났을 때
그에게 늘 하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당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걱정하고 가장 먼저 달려올 사람은
아내고 아이들이다 가족이 최우선 순위인 걸 왜 자꾸 잊어버리냐 ..
다른 사람의 형편을 걱정하는 것 까지 좋은데
원의씨도 그래 (--가명임 남편을 잃고 아들 둘을 기르는 동료 직원임 -
언젠가 아이들과 경복궁을 가기로 해서
그곳에서 원의씨를 만났는데 그 집 아이들을 얼마나 반기고 아이스크림을
덥썩 사주고는 내 아이는 챙기지도 않고? 회사로 들어가버렸다 그 이후에 거금을 대출해서 빌려주었다가 나에게 들통나서 혼나고 심지어 그 돈을 떼일 우려까지 감수해야 했으니^^;;)
우리 아이들이 느꼈을 허탈함이나 아빠에 대한 배신감에 대해 생각해 보았냐고
설이나 명절에 시댁에 갔을 때
자기 주머니를 다 털고 모자라면
아이들 세배 돈을 모두 뺏아서
누이를 주고는 했다
순간 누이는 행복했겠지만 아이들은 뭐란 말이냐 .
그때 내 아이들이 느껴야 할
감정은 예측하고 배려한 적이 없었던 느낌이 더욱 나를 화나게 하고
누이는 늘 습관적으로 그에게 기대고 있다
물론 본인의 말로 아이들은 언제든지 사랑으로 물질로 복구할 수 있지만
누이나 측근은 그 시점이 아니면 안된다는 변명을 한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내 말을 듣지만 다음 번에 똑같은 시행착오를 한다
파티에 백명이 참석 했다면
99번째로 나오는 사람이다
친구들은 왜 99번째로 나왔냐고 묻는다
그의 성격상 100번째로 나와야 하는데
\"100번째 사람에게는 양보를 할 필요가 없었는데 그의 아내가 외국여행 중이라
아내를 동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게까지 순서를 양보할 필요는 없었단다 \"
나는 그날 다른 사람의 차가 다 빠져 나가고
삼청터널을 위험하게 지나면서
그에게 선언했다
자기 아내를 굳이 꼴찌로 내모는 듯한
신랑과의 파티는 동행하고 싶지 않다고
그는 나에게 아름다운 꼴찌를 운운하며
도저히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이 시점의 코드는 전혀 맞지 않는다
물론 내가 남보다 앞서서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버스를 타거나
나를 우선 순위로 올려 놓는 편은 아니다
문제는 내가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화가 났는지는 모르지만
늘 이것을 자연스럽게 강요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 짜증이 났던 것 같다
@#$%@#$
말이 삼천포로 빠졌는데
그가 토요일 연대 앞에 결혼식에 갔다가
늦어도 3시까지 귀가 하겠다고 철석같이 약속을 했다
2시쯤 잠시 외출을 하겠노라고
그에게 전화를 하고 연락은 끊겼다
그는 강박증적으로 핸펀을 충전해서 다니고
회사의 특성상 연락이 안된다는 건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일인데
4시 30분쯤 그에게 전화를 거는데 연거푸 연결이 되지 않는다
친구와 교대로 열심히 전화를 하는데 연결이 되지 않는다
그가 원래 무심하거나 연락 같은 걸 잘 안하던 사람이면
늘 그것에 익숙해져 있겠지만
그는 친구들이 자기가 낸 세금을
전화를 자주 한다고 성토를 할 정도로 전화 맨이기 때문에
더욱 더 조바심이 났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전날 나이트를 하고
핸펀에 신경을 쓰지 못했기 때문에 밧데리가 다 된 상태 였다
8시쯤 되었을 때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당연히 귀가 하지 않았고
나는 그때 부터 그가 돌아올 때까지
불안한 생각에 휩싸여 좌불 안석이었다
차라리 밤이었다면 여유로왔을지도 모른다
술에 잔뜩 취해서 동료나 측근이 여관을 잡아주었다던가
술집에서 잠이 들었다고 생각하련만 ................................
이제부터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만약 혼자 된다면의 설정을 시작하는 데
머리에서 쥐가 난다
내가 재취업을 한다고 했을때
극구 말리면서
당신이 그렇게 돈을 잘버니 이제 부터 나는 10원도 줄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아서 바보가 되어버린 나
어디가서 혀굳은 소리하고 돈 만원도 꾸어본 적이 없는
답답하고 고지식한 나
별 별 생각을 다 하다가
불편하게 살거나 아껴쓰는 것에는 잘 적응 할 수 있다는
나 스스로의 위로와 함께
그의 연금을 탈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얼마나 많은 위안을 주던지
그가 어떻게 되었느냐에 휠에 꽂힌게 아니다
내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휠이 꽂혀있던 거다
얼마나 이기주의적인가 ...
나이가 50을 바라보니 가장 궁극적으로는 나를 먼저 생각하는 모양이다
나는 잠시 불안이 정지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 시점
그가 전화도 없이 마중을 기대하지도 않은 채 술에 잔뜩 취해 현관 앞에 서 있다
그에게 벌을 준답시고 아침 일찍
그가 벌 벌 떠는 그의 차를 몰고
광릉내에 있는 봉선사를 갔다
안개에 쌓인 아침공기가 신선했다
산에 둘러싸인 그곳에 채소들은 싱싱하게 자라고
갈아 엎어 놓은 흙은 보드랍고 진했다
스님이 가벼이 사찰 주변을 도시는데
마주침이 번거로와
먼길을 돌아 또랑을 내려다 보았다
아기 똥풀이 키크게 자랐고
달개비와 야생화들이 예쁘게 웃고 있다
갑자기 느껴지는 시장끼가
사람을 곤혹스럽게 한다
혼자서 식당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침을 준비했다
그는 모든 과오를 잊고
어제 저녁
퇴근하면서
나올거야?하고 묻는다
친구들 표현에 의하면 불평하면서도
쫄랑 쫄랑 잘도 나가는 내가
부러
\"뭐가 이쁘다고? 혼자 들어와 ~~~\"
벌써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