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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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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짜기 아이--- 개나리 봇짐


BY 솔길로 2006-04-21

대여섯살 무렵.. 그때도 부모님은 심하게 싸우셨다..

뭔지 모르지만  늘 술만 먹으면 부부싸움이었다.

 

그리고 그후에는 늘 아버지가 지팡이 끝에 보따리 하나

메고는 집을 나가셨단다.

 

그런데 꼭 나를 데리고 집을 나가셨다고 한다..

 

아주 어릴적이지만  어렴풋한 기억과 엄마 말을 종합해보면

그날도 보따리 하나들고, 나의 손을 잡고 어둑한 산길을

걸어 가출을 감행했다.

 

산하나를 넘어 외가동네에 오신 아버지는 외가에 가서

술취한 김에 술주정을 심하게 하고는 외할머니와도

싸우고 다시 내손을 잡고 외가를 뛰쳐 나왔다.

 

바닥이 연탄난로로 아주 뜨거웠던 술집에서 모포를

덮고 잠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바닥이 아주.. 뜨거웠었다..

 

외할머니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밤중에 어린 나를 데리고

집으로 잘 돌아갔는지 걱정이 되어, 읍내까지 걸어서 삼십분

거리를 걸어 내려와서  술집마다 다 뒤졌단다.

 

어느 허름한 선술집에서 술먹고 자고있는 아버지와 나를

발견한 외할머니는, 울다가 먹다가 지친듯 잠이 든 어린 나의

모습은  길가던 거지와 다를바 없었다고 했다.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나를 데리고  산을 넘어  집에 데려다

주고  올망졸망 아이들 딸린 딸의 모습을 바라보던 외할머니

심정은 어땠을까..

 

그때 몰랐었다...난..

 

왜그렇게 하고많은 외사촌들 중에 외할머니와 막내이모가

나를 그렇게 이뻐하는지를 잘 몰랐다..

그냥,,내가 너무 잘나서 이뻐하는줄  그렇게 알았다..

 

그게다.. 아버지 덕분인줄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