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6월 10일...
어찌 이 날을 잊으랴.
남들은 결혼기념일, 생일..아니다 \'아..아 어찌 잊
으랴하는 6.25를 잊지 않는다고 하는데
나는 이 6월 10일이 내 기억에서 지우고 싶을 정도
로 각인 되어있다.
행복하게 살았노라고 외치고 싶은 우리 4식구의 짐
을 뭉텅뭉텅 챙겨 싣고는 어머님 집인 이 시골로 들
어온 날이다.
어쩌다 한 번씩 오는 시집도 오기 싫은 법이거늘..
아예 나는 짐을 모두 챙겨 싣고는 내 인생을 저당잡
히고 말았다.
** 난 얼마에 저당잡히고 살까? **를 지금도 머리속
에 굴려보면서..
어머님 아래 채를 개조하여 남편은 우리 식구가 살
공간을 마련하여 두었다.
아파트의 편리한 생활에 길들어진 나는 시골의 확
트인 공간과 수시로 드나드는 사람들..
그리고
아직 방이 마련되지 않아 어머님이 쓰시는 윗 채에
서 생활하여야 하였다.
큰방은 어른들과 아이들 작은 방은 우리부부..
그나마 우리들은 우리 공간이라도 있어서 밤이면 들
어갈 자리라도 있었지.
우리가 싣고 온 내 손때 묻은 세간살이들은 자기들
들어갈 자리를 찾지못하여 바람부는 마당에 널부러
져 있는 모습이 꼭 사람들 사이에서 홀로 떨어져나
온 내 모습과 같아보여 될 수 있는 한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나중에 들어갈 자리를 차지하여 각자 자리에 앉히고
보니 냉장고도 말을 듣지않고
전자렌지도 내말을 통 듣지않아 지금 뒤틀려있는 내
마음 같아 한쪽 구석으로 몰아버렸다.
힘들어하는 남편을 내가 다독여 들어온 자리였지만
나는 마음 환한 웃음을 날릴 수 없는 상태였다.
아니...시부모님께 살가운 정을 표현한 옛날의 둘
째 며느리가 아니었다.
거센 강물에 그냥 무작정 몸을 맡기고 떠 내려가는
한 조각 가랑잎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