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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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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골 행


BY 시골아낙 2006-03-30

2001년 6월 10일...

 

어찌 이 날을 잊으랴.

 

남들은 결혼기념일, 생일..아니다 \'아..아 어찌 잊

 

으랴하는 6.25를 잊지 않는다고 하는데

 

나는 이 6월 10일이 내 기억에서 지우고 싶을 정도

 

로 각인 되어있다.

 

행복하게 살았노라고 외치고 싶은 우리 4식구의 짐

 

을 뭉텅뭉텅 챙겨 싣고는 어머님 집인 이 시골로 들

 

어온 날이다.

 

어쩌다 한 번씩 오는 시집도 오기 싫은 법이거늘..

 

아예 나는 짐을 모두 챙겨 싣고는 내 인생을 저당잡

 

히고 말았다.

 

 

** 난 얼마에 저당잡히고 살까? **를 지금도 머리속

 

에 굴려보면서..

 

어머님 아래 채를 개조하여 남편은 우리 식구가 살

 

공간을 마련하여 두었다.

 

아파트의 편리한 생활에 길들어진 나는 시골의 확

 

트인 공간과 수시로 드나드는 사람들..

 

그리고

 

아직 방이 마련되지 않아 어머님이 쓰시는 윗 채에

 

서 생활하여야 하였다.

 

큰방은 어른들과 아이들 작은 방은 우리부부..

 

그나마 우리들은 우리 공간이라도 있어서 밤이면 들

 

어갈 자리라도 있었지.

 

우리가 싣고 온 내 손때 묻은 세간살이들은 자기들

 

들어갈 자리를 찾지못하여 바람부는 마당에 널부러

 

 있는 모습이 꼭 사람들 사이에서 홀로 떨어져나

 

온 내 모습과 같아보여 될 수 있는 한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나중에 들어갈 자리를 차지하여 각자 자리에 앉히고

 

보니 냉장고도 말을 듣지않고

 

전자렌지도 내말을 통 듣지않아 지금 뒤틀려있는 내

 

마음 같아 한쪽 구석으로 몰아버렸다.

 

힘들어하는 남편을 내가 다독여 들어온 자리였지만

 

나는 마음 환한 웃음을 날릴 수 없는 상태였다.

 

아니...시부모님께 살가운 정을 표현한 옛날의 둘

 

 며느리가 아니었다.

 

거센 강물에 그냥 무작정 몸을 맡기고 떠 내려가는

 

한 조각 가랑잎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