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별미 만두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야채만두
고기만두
김치만두 등이 있지만
우리 식구가 좋아하는 만두는 뭐니뭐니 해도 김치만두가 제맛이다
영하의 날씨가 되면 육남매가 좋아하는 김치만두를 만드냐고
고생하시던 엄마의 모습이 떠오른다
솜으로 누빈 몸배 바지에 두꺼운 실로 짠 쉐타를 입고
김치를 쫑쫑 썰어 맷돌밑에다 눌러 놓으면 김치국물이 적당히 빠질때까지
만두피를 만드신다
온 몸에는 하얀 밀가루가 묻어 있고 군데군데 김치국물도 묻어 있는
엄마의 모습이 그립다
주말이 되면 우리식구는 한나둘씩 모이기 시작한다
큰언니 작은언니 그리고 나와 내밑으로 남동생 셋 그렇게 서울에서
뿔뿔이 흩어 살다가 엄마가 만두 한다고 부르면
한명씩 나타나기 시작하여 토요일 밤엔 온 식구가 모이게 된다
따끈한 아랫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그간 지내온 파란만장한 삶의 애환들을
풀어놓다보면 이야기 보따리는 줄어들줄모르고 시계바늘은 어느세
세벽을 달리고 있곤 했다
엄마가 하루종일 만든 김치만두는 뒷곁에있는 장독대 대바구니에 가득가득 담겨있어
우리를 맞이하고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는 너무도 흐믓해 눈물이 날것같았다
저녁엔 만두국을 끓여먹고 이야기하며 그림공부(고스톱)를 하는 자식들을 위해
까만 무쇠솥에 소나무를 얼기설기 꺾어언고 베보자기를 깐다음 그위에
만두를 올려놓고 찐다 다 쪄진 만두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그것을 양념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그것또한 눈물이 날것처럼 맛있다
다음날도 만두가 독날까봐 서로 가져가겠다고 숨겨놓곤 했다
남동생은 진짜로 가끔 눈물을 흘리며 만두를 먹었다 너무 맛있다고
엄마표 만두는 세상 어디에서도 구할수 없다며 다락방에 감춰놓고
혼자 하나하나 가져다 먹던적도 있었다
우리들보다 더 만두를 좋아하는 동생이였다
그러나 우리는 몇년전부터 엄마표 만두를 먹을수가 없게 되었다
솜씨도 전수받지 못한 상태에 엄마는 저세상으로 가버리셨다
항상 겨울이 되면 엄마표 김치만두가 생각난다
그리고 눈물흘리며 먹던 동생의 얼굴도 생각이 난다
그리도 먹고싶은 만두이것만 언니들도 나도 동생들도 만들어 먹을 생각을 안하게
되는것은 왜일까?
지금은 육남매 모두가 결혼하여 새 삶을 꾸려 나가고 있지만
그때의 아랫목과 밤새 떠들며 놀던 그 시간들이 너무나 정겹고 서로 더 먹겠다고
행복한 싸움을 했던 형제들도 그립고 엄마가 안계시는 고향집에 홀로 계실
아버지가 그리워 지는 계절이다
한번쯤...... 하늘에 계신 엄마가 불쑥 나타나 엄마표만두를 한번만이라도
빚어놓고 가셨으면 얼마나 좋을까 꿈을꾸곤 한다
어느날 일어났는데.....바구니에 만두가 하나가득 담겨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