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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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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여자친구


BY 도영 2005-11-23

 

지난주  홀로 찜질방을 찾은 그날

구름은 낮게 깔리고  찜질방 유리창 밖에는  감 두어개가

감나무 꼭대기에 매달려 늦가을에 정취를 더해주었다.

문자음에 시선을 돌려 폰을 열어보니

알듯말듯한 번호와 문자가 들어와 있었다.

"다음주 화요일에 선약 있으세요? 저랑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해요.."

어디서 보았더라..문자는 문자로 답 해야 하는게 예의 라지만

성질 급한 내가 통화버튼을 꾹 눌렀다.

"누구세요?"

누구냐는 내물음에 애띤 목소리에 상대가

"저여요..성아예요."

아..그아이..달반전 군대간 둘째아들의 여자친구였다.

둘째가 군대간후 그아이에게 몆번의 안부 문자를 몆번 받았기에

그아이 폰번호가 알듯말듯 할수밖에..

남자친구를 군대보내고 기살려준다고 하루도 빠짐없이 편지를 부쳤다는 아이.

그래서 둘째아들에게 성아 편지 31통 집에서는 합작품인<큰아들은 내용을 쓰고 나는 큰아이 편지내용이 궁금해서 붙인편지 뜯어보고 테이프로 다시 봉하고 남편은 주소를 썼음> 편지 1통.비교를 하며 둘째아들에 항의성 편지를 받게한 장본인이였다.

어찌됐든 뜻밖에 그아이에 데이트 신청을 받고 강의가 없다는 어제

시외 터미날도 마중을 나갔더니 시계탑 앞에 미리와서 서있었다

늘씬한 키에 구불구불한 윤기나는 긴머리를 어깨까지 드리우고

밝은 자주색 상의속에 미색 폴라티를 받쳐입고 나팔청바지를 입은청 순한 모습이

눈에 확들어왔다.

내가 클락숀을 빵빵 누르면서 신호를 보내자 손 바닥만한 분홍색 손가방을 흔들며

뛰어오는 모습에서 나 스물한살 적에 분홍색 니트조끼에 갈색 체크치마를 입었던

24년전 내 모습이 떠올랐다.

다소곳이  인사를 하고는 배시시 웃으며 내 옆좌석에 타는 그아이를 보니

내게 이쁘게 보일려고 화장을 한듯 했다

화운데이션을 콩알만큼 바른티가 나기에 "화장했니?" 묻는 내게

"어머..바른티나요?"

니 항상 맨얼굴이 였잖니..이뿌다 .."해주니

약간 발랐더니 적응이 안된다며 짧은 앞머리를 쓸어 내렸다.

그아이를 데리고 늦은 점심을 먹으려고 둘째가 주차 알바를 했던 백화점 식당을 찾았다.

동해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포항시내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앉아

음식을 주문하고 그아이를 바라보니 영 어색하다.

그아이도 마찬가지지 싶어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뭐 나까지 챙기니..'

"내일이 오빠 만난지 200일째 되는날이라 어머니 라도 만나구 싶었어요.."

날짜까지 외우냐며 총기도 좋다는 내말에 웃음을 참으려고 입을 막는 모습이

참으로 조신하고 세상 풍파 겪지 않은 아이답게 곱다는 생각이 들었다.

맨꼭대기 식당에서  어색하지만 서로 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밥을 먹고는

한층한층 아이쇼핑을 하며 내려오는데

뻐덕뻐덕한 경상도 아들들과 쇼핑할때 와는 기분이 달랐다.

옆에 다소곳 따라오면서 한쪽으로 내려온 내어깨의 숄을 올려주고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먼저 성큼 타서 몆계단 앞서가는 아들들과는 다르게

나하고 보조를 마추며 서있는 그아이에게서 동성의 조화를 느낄수가 있었다.

막바로 영화를 보러갈까 하다가 웬지 이아이에게 옷을 하나 사주고 싶어

젊은애들 가는 매장으로 들어가 첫눈에 들어오는

밀크색 망또를 입혀보니 키가 크고 다리가 길어 잘 어울렸다.

극구 사양하는 아이를 밀어내고 옷값을 계산 하자

"그럼 오빠 면회 갈때 이옷입고 갈께요..잘입겠습니다"하며 영화는 지가 쏜다는말에..

"얘 .이옷입고 면회가면 얼어죽어..인천이 얼마나 추운데 여기 날씨 하고 틀려 얘.."

일부러 눈을 크게뜨니 까르르 웃다 입을 막는 가냘픈 손가락에

촌스런 금반지  커플링이 번쩍 거리며 나를 쏘아보고 있었다.

금반지의 얽힌 에피소드다.

둘째가 만난지 백일된 기념으로 18케이 반지를 하겠다는것을

오래 갈것같지 않은 내 선경지명?에 금반지로 하라고 아들을 꼬득였었다.

"복돌아..너 걔한테 너무 마음 주지마..군대가면 걔..변한다..그리고 걔네집 부자라며..엄마는 있는집딸 감당못해..니 군대가고 걘 프랑스 유학가있는 기간에 군대있는 니가 더 상처받을걸..그러니까 금반지로 해..나중에 녹혀서 엄마 목걸이 하게.."이랬다 내가..ㅎㅎㅎ

그리고 둘째는 군 입대전날 누런 금반지 커플링을 나한테 맡기면 불안한지

지그 형에게 맡기고 군대를 가고 지금 그 금반지는 내 서랍속 스카프에 싸두었다.

영화관으로 가는 차안에서 내가 물었다.

"성아.니 스무한살이지?

"네.."

"스무한살..좋은 나이네..그좋은나이에 우리 아들한테 억매이기에는 니나이가 너무 아깝지않니..오빠동생으로 남아도 되고..그러다 인연이 되면 다행이구..오늘 옷 사준것도 그냥 아줌마가 사주고 싶어서 사준거니 부담 갖기없기다."

내말에 그아이는 저는 오빠 기다릴거여요..그래서 프랑스 유학도 포기했어요 관세사 시험 볼거여요 오빠하고 전공이 같으니 오빠도 제대하면 관세사 시험 보자고 하니까 오빤 제대하면 모델 할거래요..."

생각 보다 이아이는 내 아들을 많이도 좋아하고 있었다.

 

군 입대하던날 일이다.

군입대 전날 고기를 먹여서인지 예민해서인지..둘째가 설사를 해댔다.

훈련소 근처에서 점심을 먹이고 훈련소로 들어가기전

둘째는 화장실을 찾아 훈련소 밖에를 나갔는데  집합 명령이 떨어졌다.

그때서야 지어온 설사약을 먹지않은 것이 생각나서 혼잣말로 ..

"모이라는데 어디로 화장실간거야..설사약도 멕이지 않았는데 .물도없고 큰일났네.."

걱정을 하고 결국 아이는 설사약을 숨겨서 입대를 했다.

아이를 훈련소로 들여보내고 성아를 대구에 내려주고 아들의 핸드폰을 열어보니

마지막 멧세지가 있어 확인해보니 성아가 조금전 문자 멧세지였다.

"오빠.얼릉와~~약도 안먹었짜나..집합하래..어머니 걱정하신단말야.."

내가 걱정할때 그아이는 뒤에서 소리없이 문지멧세지를 보내는 깊은 속을 지닌 아이였다

 

영화를 보고 나오니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마침 남편이 저녁 멕여 보내자며 서둘러 퇴근을 하고 큰아이 까지 불러서

우리 넷은 저녁을 먹고 터미날로 향했다.큰아이에게 차표끊어주고 차 출발하는거 보고 오라고 시켰더니 아들의 여자친구는 손사래를 친다.

"저혼자 가도되요.."

"성아야..니가 내딸이라면 혼자 보내겠니..큰오빠 따라가 어여.."

큰아이는 동생의 여자친구를 데려다주고 오더니 동생이 부러워 죽는다.

"워~~열녀 났네 열녀 났어..요즘 가스나들하고 틀려..나는 왜 저런 여자친구가 없지.."

그러보니 아이가 바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구에서는 알아주는 자수성가한 아버지 딸 답게 주말이면 호텔에서 알바를 하는 아이.

이번 겨울방학때는 빵공장에서 포장 일하는 알바를 구했다는 아이.

내년부터는 전액 용돈을 벌어서 충당하라는 아버지의 말을 당연하다고 말하는 아이.

프랑스 유학을 접고 차라리 그기간에 관세사 시험을 보겠다는 아이.

모델을 하겠다는 둘째를 ..관세사 커플을 만들고 싶어하는 아이였다.

그아이를 보내고 오는 차안에서 나는 잔잔한 슬픔이 밀려와 침묵을 지켰다.

남편이 묻는다

"와.. 아뭇소리 안하노.하루종일 잘놀고.."

"응?.그냥..당신엄마 생각켜서.."

요즘 내가 갈수록 대가 쎄져 고분고분한 며느리는 옛말인지라

이 여자가 예비며느리감 후보를 만나고는 심경에 변화를 일으 켰는가 착각을 했는지

"와와.?예비 며느리감 후보를 만나고 보니 울엄마가 생각 키드나?"

남편의 말도 안돼는 상상에 일침을 가했다.

"그래..당신 엄마 생각난다 와~!..성아 보니 얼마나 곱고 여리드노.나도 그랬따 아이가..그 여린거 뭐가 그래 밉다꼬 구박을 하고 폭언을 하고 ..순진한 아버님 뒤에서  조종해서 공포감 조성하고..지금 생각하니 며느리를 때리지만 안했지..가정폭력 당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슴이 벌렁거려  입 꾹다물고 있었다.와`~씩씩.."

나의 발작에...남편은 꽁지를 내리고..내친김에 마지막 마무리를 해야했다.

"며느리 볼나이 되니 도데체가 당신 엄마 이해가 안돼..나는 내아들을 사랑하는 저애가 이쁘기만 한데 왜..왜.당신 엄마는 아들뺏긴 기분이 들었냐말야..그발상이 잘못된거 아니냐.?우씨...또.열 탁받네..."

그리고 남편을 힐끗 쳐다보니..고개가 방아를 찧고 있는줄도 모르고 코를 골며 자고 있었으니..후`~~내팔자야~~~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