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년을 우체국 앞에서 붕어빵을 구어 파는 아저씨를 알고 있다.
이삼년 전엔 우체국 앞에 제과점이 있었다.
그럼에도 사계절 내내 한가지 붕어빵만 구워서 팔았다.
제과점 주인도 안다.
이 삼년 전에 제과점 안주인이 건강이 안좋아서 가게를 내놓았다.
많은 이들이 붕어빵 아저씨에게 이젠 가게에서 장사하라고 권하기도 했나보다.
별 말 없이 웃기만 하곤 했다는데.
요즘 붕어빵도 가격이 올랐단다.
옛날엔 천원에 다섯개였는데, 요즘은 네개란다.
그래도 붕어빵 아저씨네는 여섯개를 준다.
한 마리는 자주오는 고객에게 주는 포인트 한마리란다.
그리고 덤으로 또 한마리 준다.
어리벙벙하다.
여전히 종이봉투에 빵빵하게 그득하다.
참 오랬동안 먹었던 붕어빵은 나에겐 많은 뜻을 주었다.
그 동안 글도 잘 안쓰고 뺀질거리고 딴짓 하느라고 바빴다.
우연히 종이봉투를 보다가 한 잡지를 찢어 직접 만들어 쓰는 봉투라는 걸 알았다.나두 그 토록 오랫동안 붕어빵만 먹었지 포장용 봉투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어떤때는 아이들 일기장을 뜯어 봉투를 만들었나 보다.
고구마 구워 먹다 엄마한테 들킨 애기를 심각하게 사냐 죽냐로 끝나던 붕어빵 아저씨네 딸이 쓴 일기를 보고 혼자 웃었다.
잘 보고 보관해둔다고 했는데 깔끔한 울 남편이 가만 내버려둘리도 없고
지금은 종적이 없는 붕어빵 봉투가 궁금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그렇게 세월이 흘러 그 딸이 대학생이라는 데 내가 놀랐다.
그 일기를 읽은 시간이 그렇게 멀리갔나...
그럼에도 여전히 아침 아홉시에 영업개시, 저녁 여섯시에 깔끔히 마무리하고 퇴근 하신다. 우체국이나 붕어빵 포장마차의 영업시간은 똑같다.
주위사람들은 이런 시간을 알아 늦게 가면 빵없다! 하는집이니 얼른 사가지고 간다. 난 혹시 붕어빵 봉투가 궁금해서 붕어빵보다는 봉투를 먼저 본다.
아저씨가 왜그러느냐고 묻는다. 튼튼하게 만든것이니 안심하라고 하는데.
난 그게 아니고요. 말할려도 이미 나에게 실없이 웃고 있는 예쁜여자 사진이 있는 봉투에 여섯개를 담아준다.
또 하나는 먹으면서 가란다. 그래서 내 입에 한입넣으니 더 이상 말도 못한다.
우물우믈 먹으면서 아저씨 한테 십년전에 딸내미 일기장 봤었다고 말하고 싶은데, 이미 붕어빵만 내 손에 그득하다.
그래도 좋다. 언젠가는 아저씨네 붕어빵엔 왜 가시가 없어요? 하고 묻고 싶다.
그나 저나 내 나이가 왜 이렇게 멀리 가는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