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용기를 주신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엄마에게 암 선고가 내린후 주위에서 제 어깨에 날개를 달아주시더군요.
일년 가까이 엄마랑 변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는것을 아무도 몰랐거든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분명 쉬운일은 아니였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자 마자 엄마를 보살펴 드린후 출근하면 아침부터 몸이 늘 나른했거든요.
점심때 잠깐 짬을 내어 다시 한번 기저귀를 갈아 드린후 퇴근과 동시에
엄마 먼저 봐드려야 했어요
퇴근후에는 밤12시에서 1시까지 자주 봐드려야 했구요.
연세가 많으신 탓인지 눈이 어두워져서인지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을 못하시구
사방에 변을 묻혀 저를 당혹스럽게 했거든요.
제가 일이 많은 날에는 막내 아들이 제 대신 보살펴 주기도 했어요
군대를 의무 소방원(119)으로 복무 한탓에 비교적 잘하더라구요.
사실 울기도 많이 했구요 때론 엄마에게 소리를 지르기도 했답니다.
엄마는 내게 미안한탓에 자꾸 혼자 일처리를 하신다고
기저귀를 빼놓고 다시 차는걸 간혹 잃어버려 내게 일을 엄청 만들어 주시곤 했으니까요,
그런 내게 효녀란 칭호는 욕하는것과 마찬가지로 싫었답니다.
팔자도 길드리기 나름이라고 몇개월 변 수발을 하다보니까
한달이면 꼭 두세번 정도 날 힘들게 하긴 했지만 나름대로 요령도 생기고
가족들 모두에게도 익숙한 일상이 되어갈 무렵
원인이 암 때문이란걸 알게 되었답니다.
9월 25일날 다니던 직장도 휴직을 했어요.
이삼일 출혈이 너무 심해 돌아가시는 줄 알았으니까요
떠밀려 가듯 바쁘게 살아가다가 엄마 덕분(?)에 이제서야 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네요.
나 역시 인생의 입구 보다는 출구 쪽에 더 가까히 서 있고 보니
그동안 쓸데없는 욕심에 파묻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낭비했나 싶어
부끄럽습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격려에 진심으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행복과 불행도 종이 한장 차이이며 우리가 살아 가면서 어느쪽을 더 느끼면서
살아가느냐에 따라 인생이 삭막해 질수도 따뜻해 질수도 있슴을
알아가는 시간이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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