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과 9월이 교차하고 가는 여름을 배웅하고
오는 가을을 마중하는 8월 29일,한주간을 시작하는 월요일입니다.
빈터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는 개망초꽃과
꽃은 예쁘지만 향기가 별로 없는 나리꽃,
물기가 많은 땅에 잘 자라는 주황색 원추리,
이름대로 달 밝은 밤에 꼭 어울리는 달맞이꽃들이
가는 여름을 부여잡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꽃이 지천으로 널려있는 봄이나 분위기 있는 가을꽃 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제법 많은 들꽃들이 있어서 무더운 여름을 잘 보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울타리 한구석 작은 화단에 자라면서
우리의 고단한 삶을 위로해주는 꽃이 대부분 여름철에 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울 밑이나 장독대 곁에 자라야 잘 어울리는 봉숭아와 채송화,
아무 곳에나 뿌리를 내려 잘 자라는 맨드라미,
수수한 분꽃과 과꽃, 줄을 매어 놓아야만 예쁘게 피는 나팔꽃들도
가는 계절을 아쉬워 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촌스러워 보이지만 우리 정서에 꼭 어울리는 해바라기와
귀부인같은 칸나도 무더운 여름속에서 예븐 꽃을
저리도 많이 만들어 냈습니다.
이제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 오르고
눈을 한 군데에 고정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계절, 가을 앞에 섰습니다.
지루했던 무더운 여름도
할퀴고 찢기고 무너져내려
눈물을 쏟아 내게 했던 고통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해충과 비바람속에서도 익어 가는 과일들이 맛이 들어 갑니다.
언제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릴까 했더니
아픈 슬픔과 희생, 사랑으로 맛을 냅니다.
한걸음 한걸음 가을속으로 들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