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전
9시 40분경
똑같은 풍경이 눈앞에 연출된다.
30분쯤 걸어서 학원에 가는길이다.
게으름으로 운동하는걸 지독히도 싫어하는 참에
목표가 생겼다.
시내버스를 타는것 보다는
걷고 운동하고 교통비 아끼고
30분이란 시간이 내게
또 다른 기쁨을 주는 유일한 시간이다.
그 길에
작으마한 할머니가 머리를 곱게 빚어
야무지게 비녀를 꽂으신 할머니가
꼭 그 시간이면
부엌강아지 같은 작은개를 가로수 나무에
메달아 놓고 벤취에 앉아
자연과 담소를 나누시는 것이다.
얼굴도 곱고 입으신 옷맵시도 얌전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할머니시다.
학원가는 길에 그 할머니를 은근히 기다리는
하나의 재미가 더 생겼다.
비 오는날만 빼면 항상 그 자리에 앉아 계시는
할머니를 마음속 한가운데
건강하게 생활하심이 고마움으로
더욱 보고 싶어하나보다.
사진으로 남기는 거 보다는
내마음속에 애잔한 그리움의
그림으로 남기고 싶다.
그 작은 강아지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이한 얼굴을 갖고 있는데
뒤 돌아서서 다시 한번 보고 가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언제 가지나 그렇게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시고
어디 아프시지나 않을까 걱정하지 않도록
매일 매일 그 자리에 나오셨음 좋겠다.
할머니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