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맑고 뻐꾸기가 이젠 가까이서 들리고 푸른 소나무 는 더더 푸ㅡ르져 조용한 바람에 흔들리고 동네가 조용하다.
아모레 아줌마도 장사 나갔고 앞집 미옥이 엄마도 마실가고 엄마는 분명히 담배집에 있을거고 옆집 훈이네 엄마는 아직도 자는지 소리가 없다.
빨래가 하얗게 삶아서 까만 빨래줄에 흔들리고 봉당과 마당은 얼마나 쓸어놨는지 반질 반질 하다 .진흙에 이겨줘서 단단하다
옥이 친구들은 학교가고 없고 오늘따라 뒤란에 (샌디)도 조용한것이 더울걸 알고 자나부다.
옥이가 갑자기 슬퍼진다.
친구도 없고 바람만 옥이를 스처 지나고 샌디도 옥이를 외면한채 자고있다
(나도 중학교 갔으면 지금쯤 공부할까 아니면 노는 시간이라 놀까)
"가면 나두 이쁜 교복입고 재잘거리고 뛰어다텐데"
코가 막히고 눈물이 난다.
마루에 앉아 걸래을 한 손으로 쥐고 앉아 운다
"엄마가 병이 안 났으면 나두 갈텐데 엄마가 왜 하필 나 중학교 갈때 병이 났지 싫은데 "
옥이는 혼자 뇌까리며 애메한 걸래질만 한데 또 하고 한데 또 한다.
"나두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그런거 안하고 아침에 눈뜨면 세수하고 밥 먹고 엄마가 싸주는 편또 들고 학교 가고 싶다. ........어떻게 오늘 동네가 조용하지?"
옥이는 걸래를 들고 뒤란으로 간다
항상 옥이한테는 샌디가 친구고 빽이다
엄마한테 맞아도 샌디한테 가고 울어도 샌디한테 간다
옥이는 더위가 싫어서 처마밑 응달로 살살 비껴 샌디한테 간다
"샌디야 자니? 언니하고 놀자 응?샌디야"
샌디가 들은척 마는척 눈을감고 있다가 옥이가 가까이 오자 할수 없다는 식으로 눈을 뜬다.
자다 일어나 눈알이 뻘겋다
옥이가 얼른 샌디 모가지를 안고 귀를 만진다
"샌디야 나 이담에 뭘할까 배우지도 못하고 친구도 없고 엄만 무섭고 동생들은 다 학교가서 배워서 나보다 잘살건데 그때 세월이 지나면 언니는 어찌할까 사람들이 그러는데 말 못하는것들이 세상을 다 안덴다 흘러가는것을 근데 그걸 말하면 안되기때문에 말을 못하게 만들었다고 그러든데 그럼 너 샌디도 내가 어떻게 살지 알겠지 그러니 개가 되어서 말을 못하지 "
샌디는 그저 멍하니 먼데만 바라보고 옥이 한테 안긴채 눈을 감는다
개집 뒤로 응달에 앉아 샌디를 안고 옥이는 운다
샌디가 얼굴을 핥는다.
"끄~응 엉~멍멍~~~"
"그래 알았어 안울께 너 내맘 알지?너만 내 맘 알거야 아마 "
옥이는 지나가는 개미를 보고 금방 울음을 언제 울었냐는듯 샌디 모가지를 놓고 개미를 내려다 본다.
"어딜 저렇게 맨날 바쁘게 갈까 아무리 빨리가도 나 발자국도 못 따라 오면서 그치 샌디야"
옥이가 웃는다
샌디가 꼬리를 흔든다
"옥이야 편지 왔다 아무도 없나 "
"녜~가요 저 뒤란에 있어요"
옥이가 치마을 털면서 일어난다
뒤따라 샌디도 어른 일어나 몸을 좌우로 털어본다
뛰어가는 뒷 모습을 샌디가 말없이 바라본다
누군가 옥이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는것도 샌디 하나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