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같은 사람.
나와 너무 비슷한 사람.
나와 똑 같은 사람.
경상도에서 여기 섬으로 온 것.
나 같이 날씬한.
그녀가 날 찾아 와서 프린트를 부탁했다.
프린트를 하고
그녀의 생일이라는 말에 얼린 병치를 썰어 더덕 말걸리
한잔씩으로 축하하려는데 두잔부터 이상한 그녀
세잔째 급기야는 취해 버렸다.
나는 너무나 멀쩡한데.
괴로워서 제대로 울지도 못하는 그녀.
나보다 나이 많은 그녀를 내 가슴에 안고 등을 쓸었다.
뼈만 있다. 앙당하게.
등을 흔들며 괴로워하는 그녀에게 미안하다.
그녀 남편의 전화.
정말 무지막지다.
다 죽인단다. 자기 눈에 띄지 말란다.
죄송합니다. 안 할께요. 다시는.
그녀를 위해 나는 죽는 시늉을 했다.
그녀와 함께온 또다른 그녀도 나와 같은 봉변을 당한다.
그녀는 나보다 그 남편과 친한듯 몇마디 한다.
누워버린 그녀를 보며 나는 마음이 무겁다.
왜? 저렇게 이쁘고 능력있는 여자가 왜?
이해할 수 없어 하는 내 자신.
집으로 와서 그녀가 접어준 종이접기 액자를 본다.
하얗고 조그맣게 앙증맞은 개망초꽃 액자.
그녀가 그기에 누워 있는 것 같다.
그녀의 남편 얼굴
무섭고 싫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