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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두번의 인공유산 경험이 있다.
남편이 원치 않았고, 나또한 거기에 동조했다.
아들에 대한 고달픔이 한몫 했지만, 남편의 의지가 더 단호했다 할 수 있겠다.
남편은 말이 없는 사람이다.
그래, 아이가 수술날짜가 잡히고 나면, 남편의 눈밑은 시커멓게 죽곤했다.
속으로 아픔을 삭이고 있다는 증거였다...
오래전 남편이 술을 마시고 내게 자식을 더이상 두고 싶지 않은 이유를 나열했다.
첫째, 만에 하나 같은 자식을 또 본다면 정말 자신없다.
둘째, 그아이가 내맘같지 않게 저놈보다 더 이쁘고, 여우짓을 떨어 저아이가
행여, 소외됨을 책임질수 없다.
셋째, 저아이한테, 당신과 나는 올인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더이상의 아이는
그애나 저아일 위해서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암튼 이거 말고도 몇가지 이유가 더 있었지 싶다.
그래, 그래, 그럴거야...
나도 말없이 수긍하며 받아들였다.
16년전,모든 산고를 겪고, 안되겠다하여, 늦은 밤 제왕절개로 아이를 꺼냈다.
반쯤 정신이 나가신 내엄마는 오르락 내리락, 아이와 나를 번갈아보러
계단이 닳도록 오르내리셨고, 내 남편 또한 망연자실,
우리아이의 탄생모습에 믿기지 않아 오래도록 기막혀 했음을 말할 필요도 없었다.
몽한중에, 난, 아기는 어때? 건강해? 다 괜찮아? 한것같고, 괜신히 뜨여진
눈꺼불사이로 죽음을 맞은 듯한 남편의 얼굴이 거기 있었다...
이보게, 어쩌면 좋은가, 이일을 어떻게 하면 좋겠나, 넋나간 내엄마의 물음에
내남편은 그랬다한다. 고쳐야지요, 여기서 안되면 미국을 가서라도...
온몸이 오그라들고, 온몸의 피가 모두 발끝으로 빠져나가는 고통의 시간을
그때부터 지금껏 반복하며 겪어왔다...
함께 해줄수 없이 오롯이 혼자만 겪어야 하는 아이의 지겹고도 긴 여러번의
수술과 아픔, 두려움, 고통...
지난 겨울방학에도 또한번의 수술이 있었다.
수술장 앞에서 아이를 들여 보내며, 난 이말 밖에 할 수없었다.
아들, 사랑해. 잘하고 나오기...
그러고 나와, 밖에서 기다리는 남편가슴에 통곡했다...
........수술후 입원실에서 정신이 차려진 아이가 내게 그랬다.
엄마, 나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어?
알지, 알아, 알구 말구 미안해...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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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잊혀짐이라는 것이 없다면, 격은 고통때문에,
요절하는이들이 많을거란 생각을 해본다.
방송에서 아가들이 나오면, 나 지금이라도 실수로 생기면 낳고 싶어, 하면 남편은
찬성하지 않는다며, 지금도 자기의 결정에 후회 없으며, 더 낳지않음을
잘한일이라 생각한단다.
그래도 난 가끔 그래...
아니, 난 안그래... 남편 말이다.
이럴때 남편은 나보다 더 차갑고 냉정한 사람 같다.
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는 남편이, 아들이 일곱살때의 일이다.
며칠간을 밤이면 울며, 아들이 간절히 동생을 원한적이 있었다.
남편은 무척 많이 고민했었고, 후 아들을 무릎에 앉혀놓고 그랬다.
아들아, 아빠가 네가 원하는거라면 무엇이든 다 해 줄수 있지만,
그건 못해 줄 것같아. 궁금해 하는 아이에게 남편은 그랬던것같다.
네가 좀더 크면 아빠말이 이해될때 설명해 줄께...
유순했던 아들은 실망스러워했지만 받아 드렸던것 같다.
지금은 아들이 왜 그랬는지 다 알게 되었으며, 혼자의 생활의 익숙함에
동생 없음의 아쉬움을 안느낀다고 한다...
때론 착하고, 이쁜 동생을 하나 낳아 주어 이다음에라도
서로 의지하며 살게 해주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다가도, 빨리빨리
지우개로 지워버린다.
너 하나만 잘 키울거야... 아빠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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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아이가 아홉살 어느날, 정관 수술을 하고 왔다.
내가 두번째 인공유산을 한지 며칠 지난 어느날이었다.
미안해, 이젠 당신 힘들게 수술할 일 없을거야... 남편이 한 말이다.
속상해서 울었다...
# 아우, 애기 너무 이쁘다~.
& 아줌마도 하나 낳으세요~. 요즘 늦둥이도 많은데...
# 안돼요, 그럴려면 내가 나쁜짓을 해야 되거든!!!
& 네에 ??????????????????????????
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