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아이 둘을 데리고 시댁엘 도착했다.
울어머님 나를 보시더니,
"연락도 없길래, 나도 전화 안 했다..."
한달만에 시댁에 온 며늘에게 서운함을 드러내셨다.
아이들을 데리고 이리저리 다니시면서
마을을 산책하시었다.
아이들과 내가 지겨울 무렵,
신랑이 동창회에 도착했다가 늦게 집엘 왔다...
집엘 들어서면서
"엄마 나 왔어.!!!"
목소리도 크다...
어머님 어디계셨던지, 한달음에 쫓아나오시면서
"아들 얼굴 함 보자..."하신다.
만면에 웃음이 가득하시다...
아들 얼굴을 보자마자,
병원엘 가자 하신다...
병원에는 울신랑누나의 신랑(아이들 고모부)이 작년에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중환자실에 몇달째 의식이 없이 누워계신다.
다니시는 절에서,
사정을 얘기하시고는,
빨리 가라고 써 온 부적이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난 앞이 하얗게 보였다.
"어머니, 사람 목숨은 하늘에 달린 건데, 사람이 그런 걸 맘대로 해도 되어요?"
울어머님 말씀,
"갈 사람은 빨리 가야 살 사람이 살지..."
하셨다...
울어머님은 큰딸이 염려스러우신거다...
사실 하루병원비도 만만치가 않다....
아마도 계속 병원생활이 길어지면 집도 팔아야 할 지 모른다...
상황은 안 좋을 수 있을 거다...
그래도 난 그렇게 냉정히 말씀을 하시는 어머님을 뵙고 적잖이 놀라운
가슴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큰고모부는 그 집에서도 장남이시다...
한 집에서 사는 부모님도 계시다...
근데 울어머님은 당신 딸 생각만 하시는 거다...
나보곤 병원가자고 하지 않으시더니,
아들을 보곤 그 '부적' 베게에 꼭 넣어줘야 한다시면서
운전을 하라고 하신다....
신랑 왈
"엄마 나 술마셨어...시내에 못 들어가..."
며늘인 나에겐 그런 말씀 없으시더니,
아들이 편하시겠지...당연히....
난 당연히 못간다...
내 차는 수동이고, 그 병원이(동의의료원) 언덕배기에 있는 병원이라,
운전하기가 수월하지가 않다...
또 찾아가는 길도 모른다...
집에 와서 몇날 몇일을 생각을 해도,
어쩌면 이해가 갈 듯 하다가도,
또 한편으로는 나도 들어온 식구인지라,
서운함을 숨길 수가 없기도 하다...
부모라서라는 것을 백번 이해하다가도,
한 다리 건너는 사위에게 그렇게 하시다니....
당연히 며늘인 나에게도 그러하실 것이고(그런 상황이 된다면...)
절대로 딸이었음 그렇게 행동 안하셨다는 생각을 하면,
머리가 정리가 되지를 않는다...
어른이 행동하시는 것은 어지간하심 다 맞는 행동이라고
믿어왔던 이 며늘...
가슴에 솟구치는 서운함은 숨길 수가 없다.
사람 목숨은 제 본인도 어쩔 수가 없는 것인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