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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08

막차


BY 초하루 2005-04-21

헐레벌떡 뛴다.

막차를 놓칠까봐  두근거리는 마음을 달래며 았는 힘을 다해서...

멀리서 오는 차를 보면서 안도의 숨을 쉬고 못 탈까봐 서둘러 올라탄 후 긴장을 풀고 눈을 감는다.

 

젖먹이 어린애가 있는 것도 아니고

거동 못 하시는 어르신이 계신 것도 아닌데 해가 서산으로 기울고 어둑어둑 해지면 빨리 집에 가야 한다는 생각에 습관적으로 서둘기 시작하여 쫒기는 사람처럼 집으로 향한다.

주위에서 그 나이에 왜 그렇게 안절부절이냐고들 한다.

순간, 내가 좀 모자라나?

 

어려서부터 늦은 귀가를 나무라시는 부모님,그리고 오빠, 사실 오빠는 나하고 3살 차이다

그렇게 배인 생활 습관이 반백을 넘어선 지금도 당연히 그래야 되는 줄 알고 외출 후 해만 지면 서둘기 시작 하는 것이다.

남편도 당연한 것으로 안다 .

 

그것이 우리 딸아이 한테도 이어져서 저녁 10시까지는 들어와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얘기 했었다.

그래서 불만을 표 했던 아이.

 

오늘은 친구들과 오랫만에 만나 수다를 떨고  노래방에 가서 노래 몇 곡 부르니 시간은 사정없이 제 갈 길 가고...

기왕에 늦었으니 모르겠다 배짱을 부리다가 막차를 탈 시간(늦게 만났음)

그래서 뛰고 또 뛰고...

 

그런데

왠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

출 퇴근 시간을 방불케하는 사람들 속에서 한사람 한사람 표정을 보니 나같이 두근 거리는  사람은 없는듯,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다시 눈을 감는다.

개선장군 마냥  당당하게 걸어 들어 가야지

휘둥그레진 남편의 눈을 상상 하면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