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년이란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잊혀지지않는 나만의 기억이 가슴을 덥히고 때론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사람이 사랑을 받을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깨닫지 못한 때에 느꼈던 그런
감정들이 지금까지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어준다는걸 알수있게 된 지금은 고이 묻어두었다가 꺼내볼수밖에 없음이 안타까울때가 많다.
어쩌다 그날을 생각해보면 마음한구석에서 밀려오는 한숨과 왜 그렇게밖에 하지못했을까하는 물음이 항상 내머리속을 맴돌다 지친다.
나는 그사람을 많이 좋아한걸까?
그사람과 나는 동갑이지만 학년이 달랐고
도무지 감정표현이 없는 무뚝뚝함을 위해 사는 사람같았는데
남들이 알지못하는사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나를 놀라게 하는 행동들을 하곤했다.
정말 마음을 활짝열어줬더라면 난 그사람과 사랑이라는 이름의 가슴떨림과 포근한마음을 나눌수 있었을까
아니다. 그사람이 그렇게 했기때문에 아직까지도 그때 그키스를 잊지못하고 느끼고 있는것이 아닐까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고 느낄수 있다는것은 행복한 일이다.
시간이 갈수록 감정이 메마르고 생활에 악착을 떨다보면 그런감정들은 너무도 사치스런운것이 되버리니까
나도 한때는 사람을 그리워하고 그리워하는사람의 숨결을 기억할수 있었다고 위로해보지만
지금은 너무도 많이 지쳐버렸다.
그사람은 군대를 가버리고 난 졸업을 해버리고 취직을 했다.
또다른 세상과 만나다는것이 두려웠다.
단지 그사람과 멀어질것만 같아서...
나에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으면
아니 그저 내가 좋아하는것만큼이 아니더라도 그가 나를 생각하고 있다고만 느끼게 해주었더라도 이렇게 그날의 그 입맞춤이 가슴시린 기억으로 남진 않았을텐데
원망이 밀려온다.
그때일을 기억하노라면
군대휴가나와서 그는 나를 찾았다.
생일이라고 했는데...
지금처럼 새학기가 시작될무렵이었다.
그자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를 보기위해서 나와있었고
난 그저 아는 사람정도로만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마음이 쓰렸지만 .... 그래고 날 불러준것이 고맙고 기뻤다.
늦게까지도 끝날줄 모르는 술자리가 힘들었다.
일어서서 가려면 붙잡고 또 가려면 붙잡고또 붙잡고.....
아무말이 없었다.
무슨말인가를 하길 원했는데...아무말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 술집의 노란 조명등이 점점 나를 짓눌렀다.
넌 아무것도 아닌데 뭘 기대하느냐고 나를 자꾸 짓눌렀다.
어쩌다보니 그많던 사람들은 다가버리고 그와 나는 큰도로로 나왔다.
택시를 잡아주려고 했으나 잡히질 않았다.
조금 걷자고 하더니 대로변을 벗어나 주택가로 들어섰다.
한참을 걸은뒤 그는 잠시 앉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느집맞은편 담장에 우리는 걸터앉았다.
제법 추운날씨였지만 춥지않았다.
마음이 두근거려서였을까?
그는 무슨말인가를 하려다말고 한숨을 내뱉었다.
그저 서로가 답답한 마음이었다.
나한테 시집올래
숨이 막히는 듯했다.
그는 내가 그를 많이 생각하고 그리워한다는걸 알았을까?
아니면 그도 내가 많이 그리웠을까?
눈물이 핑돌았다.
그느 천천히 안아줬고 입을 맞춰줬다.
천국의 기분이란것이 그런 것이었을까
아직까지도 그의 숨소리가 생생히 기억된다.
나는 그를 위해 여지껏 살아온것 같았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보듬었다.
그동안 서운했던 것들. 원망했던 것들....그리고 모든나쁜기분들을
그를 택시태워보내고 집에와서도 그의 온기가 사라지지않았다.
한동안은 계속 천국이었다.
그런뒤로 그는 제대를 했고 커다란 세상과 만나더니 나를 멀리했다.
나도 점점 그를 잊기위해 노력했다.
사람은 아픈것은 빨리잊기위해 많이 노력한다.
아무것도 아닌 자존심이라는 무기를 휘둘러 자신을 다치게도 한다.
지금은 그사람에 대한 원망은 많이 사라졌다.
붇 좋은사람과 잘살기를 바라지만
때로는 힘이들때면 그때 그사람의 숨소리가 나를 떠나지 않는다.
그럴때면 그래도 나에게 이런 따뜻한 기억을 주고간 사람이 한없이 고맙다가도
원망스러워진다.
자꾸만 메말라가고 세상이 싫어질때면 그가 너무 원망스럽기도 하다.
같이 있었다면 행복했을것이라는 막연한 믿음때문에....
그날의 그 키스 한번이 나를 가슴 따뜻하게도하고
너무 가슴아프게도 한다.
이제 10년이 지났으니 앞으로 얼마를 더 이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