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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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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그 실험정신에 입각한....


BY 프리즘 2005-02-03

(이거이 몇 달 만입니까;;;;;;;;

일찌거니 아침밥먹고 둘러보는데

맘에드는 주제가 눈길을 끕니다

오래전 추억이 뇌리를 스치네요)

 

 

첫키스....
이 단어가 나오면 난 가슴떨리는 대신 키득대기 시작한다.

 

 

내 첫키스는 고2 여름방학때였다. 
대놓고 말해서 나는 키스가 무지 해보고 싶었다.

 

 

그 지난 봄 번화가를 걷다 우연히 마주친 초등동창의 친구가 괜찮아 보여 

남자친구 비슷하게(?) 지내오고 있던 차였다.

 

로맨스 소설을 읽고 난 후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그날따라
키스라는게 정말 하고 싶었고, 도대체 어떤 느낌인지 몸서리치도록 궁금했다.


 

대구의 유명한 살인더위를 피해 조그만 팥빙수가게에서 얼음부스러기를 먹다말고

내가 그애에게 말했다.

 

"나, 키스가 어떤건지 정말 궁금해.
오늘안으로 해볼건데, 이왕이면 니가 도와줬으면 좋겠어.
싫다면 할 수 없구, 길가는 아무나 잡아서라도 해볼거야"

 

벙....찐 표정으로 팥빙수 숟가락을 털썩!

떨어뜨린 그애는 잠시동안 말이 없었다.

 

 

워낙 조잘조잘 말도 잘하고 잘 웃고 장난치던 그 애는

그날 하루종일 묻는 말에 대답조차 안하고 넋나간 사람처럼 굴더니,

어슴프레 초저녁 땅거미가 깔릴때쯤 집에 가자며 일어섰다.


 

 

집앞 골목길에 들어왔을때 그제서야 처음으로 그애가 입을 열었다.

"니가 원하는건 가로등 불빛아래 어쩌고저쩌고 하는거지 싶은데...
어쩌지? 아직 밝아서 가로등이 안켜졌어"

풉! 하고 웃어버리는 내게 그애가 다시 말했다.

"오늘은 내가 도와줄께. 내일도 도와주고 10년후에도 도와줄께.
대신....다른 사람한테 그딴거 부탁하면 죽~~어"

 

 

그렇게....
내 첫키스는 지나친 실험정신으로 인해 -_- 가로등도 아직 안켜진
밝다면 밝은 내집앞 골목길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두 쑥맥끼리....
진지한 실험을 한 것으로 끝났다.

 

 

그 남자친구는 그 이후 10년을 지키지 못했다.
7년정도 지켜주다 지금은 다른 꼬맹이의 아빠가 되어있다고

지나가는 바람이 알려줬었던가? -_-a

 

 

 

 

그때의 느낌은..........

혓바닥이 뽑히는줄 알았다지;;;;;;;;

 

 

 

 

 

지나친 실험정신은 추억을 개뿔로 만듭니다
실험녀 프리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