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아줌마가 저번에 사 준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이들
방학 마지막 날 점심을 먹기위해
'사랑채'란 곳엘 갔다...
그 아줌마와 난 많은 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같이 쇼핑도 하고, 차 마시러 가기도 하고,
가면서 자주 꾸는 '꿈' 이야기를 했다.
슬픈 눈망울이 날 바라본다는 이야기를...
그것은 다름아닌 내가 10여년을 키운 소이다.
70년대 부터 80년초까지 내가 키운 소이다....
어릴 때 우리집에 와서
해마다 새끼소(송아지) 한 마리씩 낳아 준 소다.
아버진 그 때 술을 좀 하실 때였고,
난 그 소를 참 정성껏 보살폈다.
아마도 지금 울신랑에게 하는 것 보다 더 절실히 잘했었다..
그 소를 먹이면서 참 많이도 울었다...
지금은 전기를 꽂으면 되는 기계가 많이 있지만,
그 때는 일일이 '작두'라는 것에 두사람이 볏단을 작게 잘라서 쇠죽을 끓여
주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간혹 티비에서 보는 모습일 뿐이지만,
국민학생이었던 난 혼자서 '작두'를 사용할 줄을 몰라서
옆집에 내 또래의 남자아이를 불러와서 그 아이와 같이 작업을 했다.
그 때는 남자애들이 힘도 잘 사용했기 때문에 그리 힘드는 작업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친구에게 신세를 많이 진 셈이다.
그 소가 우리집에서 나이가 들어서 아버지께서 소장수에게 처분을 하실때,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아마도 기억에 사람과의 이별보다 그 소와의 이별이 첨 겪었던 터라,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
그 후론 난 그 소 꿈을 간혹 꾼다.
울집에 와서 고생한 것 같은 죄책감과, 같은 집에서 고생하며
오래 지난 시간이 늘 기억에 남아서,
꿈에서 뵈는 그 소는 늘 우리집 그 장소에 눈물이 고인 눈으로 나를 바라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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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 난 시내에서 학교를 다녔고,
울신랑을 만나서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한 그 해가 다 가기전에
신랑에게서 '차'를 선물로 받았다.
그 '엘란트라'를 폐차시키러 갔을 때도
엉엉 울었다.
내가 너무 험하게 사용한 것이 미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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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뜬금없이 말을 했다.
"자기가 잘 사는 데도 이유가 있네! 소는 조상이 돌보아 주는 거라며?"
그런가?
그런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