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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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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변호사


BY 예운 2005-01-27

두분만 계실때가 많은 시골집이 시끌벅적 한바탕 난리다.

큰집 조카 둘, 작은집 조카 한명, 우리 애들 셋.

부모님 두분, 시동생, 그리고 우리 부부. 모두 11명.

점심 상차리려는데 전화가 온다.

"미안해 안보낼라고 했는데 자네 고생만 시키고 미안해"

"한명 밥 차리는거나 열명 차리는거나 같애 걱정마시요

걱정도 팔자네 그런것이 미안하면 우리도 이제 광주 안가네요"

소심한 우리 형님. 날마다 미안한게 뭣이 저리도 많은지.

그렇게 따지면 나도 미안한거 많은데,

방학이라 내려오는 애들 옷 한벌 사입힌적 없고, 양말 한짝, 속옷 한벌 사준적 없다.

그런데 형님은 우리 애들 가면 옷이며 속옷, 하다못해 양말까지 챙긴다. 시골사는 조카가 왔으니 그럴수도 있겠다 싶지만 큰집 애들은 양말 한짝 사려고 해도 백번은 더 생각하고 계산하며 사는 알뜰한 사람이니 하는 말이다. 

늘 못해준 것만 생각하고 미안해하는, 정작 본인이 얼마나 큰 사랑을 주는지는 모르나보다.

이런 큰엄마를 나는 요즘 보기 드문 사람이라 말한다.

엄마로, 큰엄마로, 며느리로, 형님, 형수로 한 점 손색없는 좋은사람.

시부모님은 그런 사람한테서도 불만은 있어 보인다.

그러니 나는 말해 뭐해 마땅찮아 함이 보이지만 내방식

을 고집하며 그런거에 연연하지 않는다. 소신껏 산다.

며느리 노릇은 소신껏, 그냥 할말은 하고, 싫으면 싫다.

하기 싫다. 대충 합시다로 일관하는 나.

형님은 아직 한번도 그런 모습 보인적 없는 후덕한 맏며느리다. 당신네 아들들은 무에 그리 잘났는지,

"어머님 그런 말씀 마시요. 요새 그런사람이 어디 있다요

어머님 아들하고 사는 것만으로도 용한 사람이지 안그요

딱 깨놓고 며느리 덕은 있는 어머님 아니요 너무 그라지

마시요. 그사람은 친정이 없고 싶어 없소? 고모들한테 친

정인 우리집은 뭐가 그리 대단해서. 어머님 가끔씩 정말

정 떨어지더라. 그런말 형님 들으면 누가 성가실지 생각

좀 하면서 말씀을 하셔야제. 샛바닥으로 신을 삼아줘도 그 공 못갚는다는 말 엄매 좋아하는 말이잖아요.

제발 형님 친정얘기로 서운하게 맙시다. 우리 시숙님도

참 대단하셔 좋은 얘기도 아니구만 어머님한테 미주알

고주알 다 말하요이. 아들로는 백점 남편으로는빵점이네

어머님 자꾸 그러면 형님한테 다 일러요."

이렇게 대드는 내게 이제는 속엣말을 안할듯도 싶은데

자꾸 하시는 어머님도 참 감당안된다.

가끔 내가 대단하게 느껴지는거, 대충 그런갑소 넘어가

도 되련만 기어코 이겨 먹으니.

형님 걱정 마시요 내가 있는 한은 형님 대신해서 대들어

주고 시원하게 긁어 줄테니, 모르는게 약이 되는 말들

형님 안듣게 해 줄께요. 혹 듣게 되더라도 나 봐서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