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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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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 울


BY 비속의 수체화 2004-12-03

겨울이다.

익어가는 것들 고개를 숙이고 땅 으로 들어갈 것들 하나둘 낙엽을 이룬다.

해는지고 서산에 노을지면 나는 오늘을 생각한다.

혹 나는 그간 나의 주변에 소홀함이 없었는가?

감잎들 수직으로 파문을 일으키며 떨어져 내린다.

붉은 감들 꽃처럼 달고 등불처럼 불 밝히고 먼 기다림처럼 눈시울 붉은  그렇게 그렇게

가을이 저물어간다.

밤새 서리인가, 비인가, 땅 빛을 촉촉히 만들었다,

알싸한 공기가 사뭇 다르다.

그 뜨겁다는 여름도 이젠 먼 추억 처럼 추워서 견디기 힘들어 한다.

가을이 

애써 고개를 돌리며 

왜면 하고 싶은 일들이

눈에 걸리며 따라와

아른대는 몸,

무거운 모습들을 자주 보이곤 했었지!

농꾼들의 일손에 황량 해져 가는  들녁을 지나칠때면, 시련에 겨운 얼굴들,

막걸리 한잔에 한숨 들이키며 시름을 달래본다.

밤늦은 술이여서일까

아니 오래도록 마시지 못했던 술이어서일까

몇잔의 술끝에 네온싸인 밤 풍경들이 흔들거린다.

나무들이 흔들리고 바람에 작은 불빛 들과

그 흔들거리는 곁에 내안의 것들도 함께 흔들린다.

겨울의 밤  하늘에 유난히도 별이 빤짝이는 날이면, 그런날이면,

땅 위엔 서리가 많이도 내린다.

마치 밤새 추위에 떨며 호호 불어댄 저 하늘 아가 별들의 입김이 땅 위에 내려와 

얼어붙은 것처럼 서리가 별빛같이 빤짝인다.

 

연례행사 처럼 이맘때쯤이면 앓고 지나가는 병이 용케도 잘 버티더니 역시나,

그래도 이젠 많이 강해진것을 느낀다.

정신이나 육체 모두가 책임감으로 똘똘 뭉쳐있구나?

나는 새삼느낀다.

나에게 외로움은 사치스럽다고 , 그러나 그 사치가 조금쯤은 그립다고.

이럴때면 으례히 뮤지컬이나 연극을 보고 싶어한다. 무지많이........

여고시절 이불을 뒤집어쓰고 라듸오를 껴안은채 잠이들곤 했었지,

아주 오랜만에 여기저기 적당한 주파수를 찿아 헤매다 마음에 드는 곳에 고정시켰다.

아침부터 저녁이 될때까지 TV도 잊은채 심취해 보며 미소를 머금었다.

 

만약 세상을 떠날때 살았던 기억 속에서

한가지 기억 속에 잠깐 머물게 한다면 어떤 기억을 떠올릴까?

사랑을 잃은 슬픔이 가장 두렵다 점점 더 멀어져가고 ,고갈되며 차단되어 세월이 흘러갈수록

고독이 내 마음을 갉아 먹는다.

그리움만 삭이며 상처마져 깊어가기는 싫다.

불타는 사랑으로 소멸할때 까지 타오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