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이네집 뒤란도 단풍이 들고 밤나무 벌래먹은 잎들이 바람에 날려 어느새 옥이가 쓸고 지나간 마루 밑과 위에 수루룩 떨어져 뒹굴고 옥인 그것도 모르고 뒤란만 열심히 쓸고 있습니다
동생들 학교가고 엄마는 담뱃집에 가서 "보름달"빵과 우유로 아침을 넘길것입니다
"샌디"(개 이름)만 옥이 하는일에 관심이 있는듯 꼬리를 길게 뒤로 뻗고 앉아서 길은 주둥이를 핱으며 가끔씩 노인네 처럼 "컹컹"하고 정적을 깹니다
옥인 빗자루 질을 오늘따라 바쁘게 움직이고 다른날 같으면 한 두번 펴봤을 허리를 한 번도 피지 않고 땅만 쓸어 댑니다
오늘이 김장날
언제 엄마가 배추와 무 그리고 갓 파 생강 마늘 소금 당근등 가지고 올지 몰라 열심히 치우고 있는것입니다
아침 10시
"아줌마 계세요? 배추 왔습니다"
옥인 "네~"대답을 먼저 하고 뒤란서 뛰어 옵니다
"잉~~~옥이구나 엄만 없니 ? 네 엄마가 어제 말을 해서 내 갖고 왔다 아저씨가 옥이 많이 먹으라고 배추 더 갖고 왔다고 말하고 이거 다 할라면 니가 또 고생을 하겠구나 추운데 물 뜨겁게 데워서 손을 녹이면서 해라 알겠니 옥이야?"
씁씁하게 웃으며 아저씬 배추를 금방 내리고 휘잡아 돌아 나간다
"안녕히 가세요 아저씨"
"그래 " 맛있게 담아라"
아저씨 웃음에 옥이도 따라 웃는다
"후~ 저걸 언제 다 하지 "
옥인 마루에 앉아 배추를 처다본다
옥이 키 만큼 쌓인 배추가 언제 죽어 속을 넣을지 그리고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부산하게 움직이어야 하는지 옥이는 금방 떠오는 자기 모습에 한심하고 힘든 맘에 크게 숨을 내 쉰다
팔을 걷어 부치고 배추를 마당서 혼자 반으로 자른다
연탄불에선 물이 설설 끓는다
소금도 장독대에서 퍼왔다
마당에 녹강에 앉아서 옥이는 벌써 30분이 넘도록 배추를 자르고 소금에 절이고 뒤집고 또 물을 갖다 얹고 불구멍을 확 열어놓고 또 자르고 한나절이 훨씬 넘도록 옥이는 같은일을 이리저리 반복해 가며 부산하다
저녁이 다 되어서 옥이는 배추를 절이고 옥이도 배추에 절어 옷은 허옇게 소금에 절어 주름마다 구겨지고 신발은 소금물에 튀어서 허옇게 양말위로 소금이 보이고 손에도 소금물에 허옇다
또랑에 배추잎과 무의 뿌리가 수북하고 다라마다 항아리 마다 배추가 수북하다
옥이는 쉴틈이 없다 저녁도 해야 하고 빨래도 걷어야 하고 쓰레기도 버려아 하고 또 배추도 위에건 밑으로 밑에선 위로 갈아야 하고 개 저녁도 줘야 하고 늦은 밤이 되도록 옥인 무 채를 썰어야 하고 각종 야채와 양념도 준비 해야하고 옥이는 그 일을 아무일없이 조용히 해간다
"언니 김장해 와~되게 많다 이거 언니 혼자 다 했어?힘 들지 내가 도와 줄께 언니 "
동생이 놀다 들어와 애교반 동정반 호기심과 만지고 싶은 맘으로 옥이 옆으로 온다
옥인 웃으며 아무말없이 처다본다
희미한 전등이 켜지고 방바닥엔 도마와 붉은 고무다라에 하얗고 이쁜 무들이 수북하다 책상다릴 하고 앉아서 옥인 칼을 든다
ps:다음에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