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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56

세 여자 이야기


BY 올리브 2004-10-05

결혼전엔 둘째 딸이었고 결혼을 하고 나니 막내로
순번이 바뀌었다.. 별로 달라진건 없었지만 막내라는
타이틀은 솔직히 부담감이 없어서 좋았다..


결혼하고 보니 울 세여자는 모두 간호사였다..
울 첫째 형님은 둘째 형님이랑 같은 병원에서
만난 같은 동갑내기 였지만 둘째 형님이 년차가 더
높았고 둘째 시동생한테 울 둘째 형님을 소개한것 이었다..



사실..
같은 직업을 가진 식구가 추가 된다는 사실은 남들보기는
좋을것 같았지만 너무도 잘 아는 병원 구조를 들여다 보면
그렇게 좋아할 일만은 아니란걸 우리 세여자는 어쩜 벌써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난 억지 인연은 아니었고 어찌어찌하다 보니
나도 간호사라는 직함을 내밀게 되었다..


첨에 세 여자가 만나서 끄집어 낸 얘기도 병원 얘기였고
헤어질때도 서로의 duty 를 물어보면서 수고하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꼬리표를 달아줬었다..



그러면서 ..
설이나 추석때면 보이지 않는 눈치가 오고 갔었다..


분명 누구는 근무를 해야했고 그러고 나면 늘 불편한건
나였다..


결혼하고 부터는 시간제 간호사로 일하면서 내가 좀 더
시간 할애가 자유스러웠고 언제부턴지 차라리 병원에서
한가하게 근무하는게 더 나을것 같다는 판단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랬는지 결혼 2년차부터 울 둘째 형님은 적극적으로
병원 근무에 동참했고 눈에 보이지 않는 불만이 남은 두 여자한테
쌓여가기 시작했다..



울 첫째 형님은 둘째 형님이랑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것이
불편하다고 하셨고 운 좋게 일산에 새로 막 증축해서 새 단장한
대학병원에 수간호사로 승진해서 근무지를 옮겼고 두 여자의
어쩡쩡한 불편감은 탈출한것 같았다..



문제는 나였다..


첫째 형님이 수간호사라서 행사때마다 빠져 나올수는 있었지만
수간호사에겐 한달에 한번씩 순회가 있었다..
그럴때마다 난 혼자서 어머님이랑 자유롭지 못한 행동으로
행사를 치뤄내야 했고 그럴때마다 쌓여가는 답답함은 늘 불만
이었다..



그러던 세 여자중 한여자가 지금은 싱가폴에서 새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첫째 형님이 3년동안 남자 따라서 새로운
환경에서 살게 된것이다..



그리고..
이번 추석엔 둘째 형님이 왠일로 4 off 를 받아서 날 기쁘게
해주시더니 조금은 달라진 변화된 모습에 감격할 지경이
되버렸다..



사람들은 우리 세 여자들을 가끔씩 부러워하곤 했었다..
누가 아프거나 뭣이 필요할때 그래도 우리 세 여자의 역활은
늘 플러스로 작용했고 그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가족들의
대응에 늘 불만이긴 했어도 결국 우리 세 여자를 선택한
남자들은 복이 많은 남자 아니던가?



찬 바람 요란한 겨울이 되기 전에 여자들이 알아서 직접
독감접종 해주고 이리저리 부탁해서 필요한거 해결해주고..


남자들은 우리 세 여자 만난거 행운인줄 알아야 한다구..



오늘은 울 첫째 형님한테 우리 세 여자 자랑 좀 떠들어야 겠다.
거긴 너무 더워서 난리라던데 여긴 싸한 아침 바람이 너무 좋다고
자랑이라도 해야겠다..




세 여자 이야기 별루 던가요?
그냥요..
한번 떠들어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