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27

먼 친척보다 나은 이웃사촌


BY 루나 2004-10-01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오랜만에 비다운 비가 내리고 있다.

이번주 방학으로 들면서 계절의 변화에 두꺼운 이불도 말려 넣고 카바도

빨고 할일이 참으로 많았는데 흐린 날씨가 계속되더니 오늘은 새벽부터

종일 비가 쏟기웠다. 마구잡이로 나뭇잎들을 흩날리는 바람과 함께.

 

아무리 가물어도 피어야 할꽃들은 다 피어 이 즈음에 꽃들이 가장 많이 피어있는데 지금은 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모두 축축늘어져 있을 것이 안스럽게 느껴진다. 엇거제 차가없어 30분을 걸었는데 얼마나 많은 꽃들이 각각 다른 색갈을 하고 피어있든지 마치 꽃길을 걷는 착각에 젖기도 하였는데.

 

작년에 심었던 갯잎들의 씨가 떨어져 가뭄탓에 센잎으로 모자리 처럼 나오고 있고 얼마전 씨뿌린 상추도 영 자라질 않고 있더니만 이번 비가 그치면 옮겨 심어 자리를 잡게 하여 주어야겠다. 

뿌리 옮긴 도라지는 이미 새싹이 길게 올라오고 있는데 아직도 땅속에서 숨어 있는 뿌리들이 이번비로 땅을 비집고 올라올것이다.

이번에는 이웃들이 늘어 농사를 좀 많이 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 한곳에서만 25년이 가깝게 살았으니 게으른 것인지 미련한 것인지 결론은 능력이 없어서였을게다. 아이들 없었을때는 직장과 학교를 다니느라 시간이 없었고.

아이들이 생기고는 두녀석을 데리고 다니기 힘들어 시작하다 그만두고 또 바로 집 옆에가 학교가 있으니 우선 편한곳을 떠나기가 쉽지 않았다.

초등학교는 바로 옆으로 보내었는데 중학교를 시험을 보아 먼곳으로 다녀 등하교 시간마다 기차역에 데려다주고 데려와야 하여 역근처로 이사를 하였으면 바람하면서 세월이 다 지나버렸다.

 

시드니에 두군데가 코리아 타운이라할수 있게 많이 밀집되어 있는데 우리 동네 바로 옆동네도 그하나를 이룬다.

역을 중심으로 다른 사이드에는 7개나 되는 식품점, 더 많은 식당,

그리고 고기집, 옷집, 이불집, 보석가게, 비디오가게, 미용실 등등이 늘어져 있다. 

 

이곳뿐만 아니라 어느지역이나 한인들이 분포되어 있는데 바로 얼마전에 한국가족이 우리바로 옆집으로 이사왔다.

우리가 이사 오기 전부터 사시던 호주 할머니 할아버지가 우리와 친하게 지냈는데 얼마전에는 할머니는 침해가 있어 약을 드시지 않는 날은 동네가 떠나가도록 씨끄럽게 할아버지를 못살게 하시더니만 건강하시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침해가 오는가 하였더니 인사불성으로 양로원에 들어가셨다. 곧 이어 할머니도 같은곳으로 옮겨져 가시고.

 

멀리 살던 외아들이 세를 주느라 수리를 한참하고 손자가 잠깐와서 살았다.

이사온후 처음으로 그의 며늘이도 만날수 있었다. 아들은 간혹보았었지만.

할일이 없으신 두분은 우리와 계속 드나들며 우리 아이들 뿐 아니라

우리의 생일과 하다못해 기르는 멍멍이의 생일도 기억하여 건수만 있으면 매번 선물을 챙겨주시는 좋으신 이웃이였는데.

세월의 흐름은 누구도 어찌하지 못하지 않는가.

 

방학 시작하면서 얼마전 우리집에서 걸어 한 5분 걸리는 곳에 2달전 교환교수로 오신, 외국교회에 나가기 때문에 거의 한인들과 접촉이 없는 집 아이들과 옆집 아이들의 나이가 비슷하여 불러 함께 어울리게 하여주었다.

엄마생각에는 언젠가는 한인들 속에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지만 아직은 온지 얼마되지 않아

 

아뭏던 우리집에서 걸어서 갈수 있는 거리에 여러집이 있으니 오래전 한인들 얼굴보기도 힘든때와는 너무도 다르다.

"먼 친척보다는 이웃사춘이 낫다"는 말도 있듯이 어울려 사는것도 재미있지 않으랴.

 

농사를 짓기는 하여도 먹을 사람이 없어 재미없었는데 이제는 시간도 있고 또 내가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니 곁 밭가득 상추며 갯잎이며 고추도 심어 나누어 먹어야겠다.

옆집 할아버지가 밭에서 기른 토마토, 호박, 오이 등을 나누어 주신것처럼. 아이들이 커버려 손이 한산한 즈음 옆집의 꼬맹이들이 새끼 강아지를 안고 우리집을 드나드니 아이들 키울 때 생각도 나고, 아이들이 예쁘기만 하다.

 

이민 생활이 말그대로 바쁘다 보니 자주는 만나지 못하여도 바로 가까이  나눌수 있는 가족들이 있어 좋지 않은가.

어느분이 “미리엄마는 호주에 오래살아 마실다니는 재미를 알수가 없지요”하였는데 이제는 간혹 산책길에 들리며 슬슬 마실가는 재미를 붙여보기도 할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