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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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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야기 (에피소드 3)


BY 현경맘 2004-09-20

 

그 사람과 만난지 7일째 되던날이었다.

부산 근교에 있는 내원사,,,이곳은 비구니승들의 절이다.

중간고사를 마치고 학생들이 모두 한시름 들고 있던 때인 것으로 기억이 난다.

그 사람과 함께 내원사로 갔다.

그 사람의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는 기분이란...

나의 심장이 방망이질을 해 대던 그 순간을 들키기라도 할새라

나는 태연한척 흐르는 노래만 따라 불렀었다.


내원사 계곡은 깊다.

절로 들으서 면서 그가 두 손을 합장한다.

그리고는 낮게 읖조린다.

“함께 하게 하소서....”

들릴락 말락한 그 소리에 난 혼자만의 상상에 빠져 버렸다..


절을 산책하다 조금 더 깊은 계곡으로 올랐고,

계곡아래 보이는 작은 샘이 솟는 바위에 걸터앉았다.


그 사람,,그런다.

“내 심장 소리 들어 볼래?”

‘이런, 엉뚱한 수작을 부리긴....’하면서 내가 피식 웃었고

그 사람...“기대봐”하며

자기 가슴으로 내 머리를 당긴다.


그냥 그렇게 있었다.

한 시간을 넘게 그냥 그렇게 기대서 샘물만 바라보고 있었다.


참 사람의 기분이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고

집으로 돌아와서 몇날 며칠을 생각했다.

“꽤 괜찮은 사람이긴 한 것 같아”


친한 친구에게 이야기했더니 ‘우와~~ 키스라도 해 볼 거 아냐~’한다.

ㅋㅋㅋ

솔직히 나도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그때는 그냥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첫 키스를 할 수 도 있는 순간이었던 건 사실이다.

그리고 내심 조마조마 했던 것도 맞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러지 않았기에 그 사람이 좋아져 버렸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