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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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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4-09-18

"호진엄마 이거 먹어바 오다가 깡통 죽이 잇길래 생각나서 사 왓어 죽이니까 넘길수 잇을것 같아서 자~먹어바 "

동네 아줌마가 맛죽을 따서 옥이 앞으로 건넨다

옥인 눈도 풀리고 머리는 헝클어지고 아들인 호진이는 방안에서 기저귀를 차고 여기저기 기어다닌다

턱으로 침이 방바닥으로 흘러내리지만 옥이는 그것 조차도 따라다니며 치울수 없다

옥이도 호진이도 불쌍하다

따뜻한 사랑으로 크는 어린것을 옥이는 알면서도 한번도 살뜰히 만져주지도 안아주지도 못했다

"으그 불쌍해라 이놈 이리와라 아줌마가 기저귀도 갈아 채우고 침도 닦아주고 옷도 갈아입혀줄께 호진아 잘 생긴놈 엄마가 아파서 하루종일 혼자 노는구나 착하기도 해라   ...... 아고~기저귀에서 물이 떨어진다 이걸 차고 놀앗어 우리 아들이 불알이 늘어졋네 뿔엇다 아고 시상에"
아줌마는 호진이 기저귀를 갈아채우며 연신 불쌍하다 착하다 안됐다 를 연발한다

호진이가 좋아한다

뽀송하고 가벼운 기저귀가 지딴에도 좋은가부다

"에휴~지 아빠 오려면 아직도 멀엇는데 저걸 어쩌누 봐줄 사람도 없구  엄마보다 애가 더 안됏어 쯧~쯧 "

옥이 얼굴에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내린다

한손엔 깡통죽을 들고 호진이를 바라보며 운다

호진이가 기어서 옥이 한테로 온다

옥인 얼른 죽을 내려놓고 호진이가 내민 작은 손을 잡아준다

세상걱정없이 호진이가 크게 웃는다   입을 벌리고

맑고 밝은 눈을 가진아이  희고 깨끗한 피부 순해서 누구에게나 잘가고 잘 웃는 아들 호진이

옥이가 아파서 신경을 안써줘도 혼자 투시럭투시럭 기어다니며 조용히 노는 아이

옥이는 그래서 그 아들이 더 불쌍하고 갠히 낳앗다 하는생각도 많이 한다

옥이는 우는데 호진이는 옥이 품속에서 마냥 신난다

"호진엄마 울지마 애가 잇는데 힘을 내야지 그리고 신랑이 얼마나 잘 하냐 자꾸 울고 그러면 병이 더 심해지니까 울지말고 살살 호진이 보면서 살아 그래도 호진엄마는 아들도 잇구 신랑도 잘해주고 그게 복이다 큰복 알어?"
옥이는 말도 못한다 입이 헐어서 침이 질질 흘러내리고 냄세도 독하게 난다 머리는 헝클어진채 며칠을 안감앗는지 모르고 애 오줌기저귀며 똥 기저귀기 여기저기 뒹굴고 장남감에 옥이 피 고름 걸래에 수건에 이불 그리고 우유병 손수건 기저귀 보구니 방안 가득 태풍이 지난것 처럼 어지럽고 더럽다

아줌마가 이것저것 대충치우고 나간다

힘에 부친 옥이는 다시 아들을 내려놓는다

아들은 다시 엄마 품에서 내려와 가벼운 기저귀를 차고 다시 윗목으로 올라간다

옥이가 자꾸 운다

(저 아들을 내가 다 키우고 죽어야 하는데 이제 기어다니니 언제 키우고 죽나 난 이렇게 아파 일어나기 조차 힘든데 저 아이를 내가 어쩌나 ).......

옥이는 세월이 한심스럽고 자신이 비참해 자꾸운다

"호~지지지진아~~"

발음도 잘 안되고 목소리도 잘 안나오고 소리도 잘 안나오는데 그 소리에 아들이 기어가다 뒤돌아 보고 웃는다

어느새 방향을 틀어 엄마에게로 웃으며 기어온다

"아아앙~호~야앙"

옥이가 두팔을 벌려 흔들며 아들을 보고 운다

아들이 좋아라 벌룽벌룽 기어서 온다

무릎위로 올라오는 아들을 안아 올린다

까륵까륵 웃는 아들이 눈물너머 흔들려 보인다

"내 아들 호진아 내 이쁜 아들아 내가 널 기르고 죽는다 생각하고 널 낳앗는데  갠히 낳앗단 생각만 드니 어쩌면 좋으냐 이렇게 웃는 철없는 널 내가 어찌 두고 가겟냐 내가 죽으면 누가 이 가난한 살림에 와서 살고 널 자라해주겟니 내 아들아 엄만 아무래도 너 크는걸 못 보고 죽을것 같아 내 가슴이 애린단다 아들아"

옥인 아들을 꼭 안고 슬피 운다

아들도 눈치를 챗는지 소리내서 운다

엄마보다 소리를 더 지르며 운다

"어!어~울지마 애기야 울지마라 "

옥이가 달래지만 그칠 기미가 안보인다

얼른 내려놓고 우유를 탄다 미지한 물에 분유를 넣고 비오비타를 넣고 뚜겅를 닫고 흔들어서 아들 우는 입에 물린다

이내 울음이 잦아지고 우유를 빤다

그리곤 눈을 지긋이 감는다

옥이도 눈물이 멈췃고 옆에 가만히 눕는다

못다 흐른 눈물이 옆으로 주루룩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