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주말 차량 운행 전면 금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95

[결혼이야기] 이쁜것은 알아가지고....ㅎㅎ


BY 김미영 2004-09-12

"어머 정말이야. 그럼 꼭 가야지."

전화를 내려놓았다.

 

친언니가 결혼10년만에 큰아파트를 사서 이사를 가는데

이사비를 아낀다며 주말에 와서 일을 도와달라고  하는 전화였다.

 

당연히 축하해주고 싶은데, 왜이리 주말을 그곳에서 청소를 하면서

보낼것을 생각하면 금새 얼굴이 주름이 생겼다.

 

토요일근무를 마치고 정장이라 출근전에 가방에는 청바지를 하나챙겨서가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아파트입구에 들어서자 형부의 회사사람들이 왜이리 많은지

내심 얼굴에 이리저리 기웃거렸다.

혹시 괜찮은 사람이 있나 하고 말이다.

일부러 더 이쁘게 하고 갔다. 여우의 본능일까???

 

그런데 아파트 거실에 청바지차림의 쪼그리고 자는 사람은 무언가?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이리저리 찾아보아도 다 내눈에는 아저씨들로 보였다.

 

아쉬움을 뒤로 열심히 청바지를 갈아입고 이리저리 청소를 했다.

그런데 형부의 회사사람들은 교대근무라 모두 간다는 거였다.

나는 일하는사람이 없어져서 속으로 내팔자야 하는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거실에서 자던 사람은 일어서서 멀쓱한 나랑 눈이 마주쳤다.

생김새는 속으로 '좀 괜찮네.'하는 맘이 들었다.

 

하여간 대충정리를 하고 저녁을 먹고 침대방에 들어가서 아침까지 정신없이

코를 골면서 잤다.

회사퇴근후 지하철을 두시간이나 서서 오고 조금 청소도와준것이

 

무지 피곤했나보다.

 

다음날 언니는 무지 미안한지....

나에게 형부회사사람을 소개시켜주겠다며 조금만 기달려달라고 했다.

 

속으로는 좋으면서 언제가 될지를 모른채 서울로 올라왔다.

 

그리고 세월이 조금 흐른뒤 언니는 형부회사사람 소개 시켜준다고

 

하길래 인천 언니네로 갔다.

그런데 만나는 사람은 차가 고장이 나서 카센타라고 나를 언니네 집에서 3시간을

기달리게 했다.

"아니 뭐야."

 

정말 여자자존심에 인천까지 내려오고 또 3시간을 기달렸는데.....

 

나중에 언니네로 온사람은 거실에서 쪼그리고 자던 그 남자였다.

ㅎㅎ

 

우리의 만남은 첫날 동인천 세숫대야 냉면집에서 무드없는 냉면을 먹으며

시작했고

지금은 이쁜 토깽이 같은 두딸을 키우며 살고 있다.

 

형부와 언니는 이사한후 나를 본후 맨날 소개시켜달라고 여러가지

협박과 아부를 해서 소개시켜주었다고 한다.

 

이쁜것은 알아가지고....

 

멋진 신랑에게 하고 픈말은 다음생에 결혼할 사람을 만나도

당신과 할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당신과 결혼해서 행복합니다.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