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주 5 일 근무로 쉬는날인데도 남편은 출근을 했다.
바쁜일이 생겨 아직 휴가도 가지 못한 상태이다.
퇴근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없길래 전화를 했다.
8시쯤 퇴근 할거 같다고....
기다리다 배도 고프고 해서 먼저 저녁을 먹었다.
8시가 조금 넘어서 남편으로 부터 걸려온 전화
"나 오늘 한잔 하고 들어 갈거 같다.
당신도 나올래?"
" 아니, 그럼 알았어요"
대충 이정도면 10시나 11시쯤에 들어 올거라고 생각 했다.
일요일도 출근해야 하니까.
11시가 넘어도 안들어 와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더운 날씨에 지쳐서 피곤할텐데
일찍 들어와서 좀 쉬지 '
하는 생각에 한시간을 더 참다 12시쯤에 전화를 했다.
" 내일 출근할 건데 안 와요?"
"여보, 딱 한잔만 더하고 갈께"
"지금 어디예요?"
"여기 백두 대간인데 당신도 내려와서 한잔할래"
"안가요"
전화를 끊고는 안되겠다 싶어
집을 나섰다.
술집이 빤히 내려다 보이는 초등학교 교문앞에서
다시 전화를 했다.
" 나 학교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께 나와요"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아 학교 운동장을 돌기 시작햇습니다.
12시가 넘은 시간에 여자가 운동장을 돌기 시작하니 이상한지
보는 사람이 많더군요
시계를 보니 30분이 훌쩍넘어 집에 가야 겟다 싶어
" 나 그만 집에 갈께요"
" 아니 , 조금만 기다려 금방 가께"
"30분이 넘게 기다렸는데"
"여보, 사랑해. 어쩌구 저쩌구.............."
뚝 끈어 버렷습니다.
다시 30분이 넘어 한시가 넘어 버렸어요.
인제는 가야 겟다 싶어 교문을 나서는데
휴대폰이 울립니다.
"엄마, 지금 어딘데요"
" 학교운동장"
"아빠는 집에 왓는데"
"........................"
황당 무개....
집으로 올라오는 길에
배신감 , 허탈감, 서운함,,,,,,,,
'어떻게 하지? 이 사건을?'
가로등이 있긴 하지만 새벽 한시가 넘은 시간이라
조금 겁이 나기 시작해서 빨리 걸엇지요
사실은 한 30분 더 있다 들어가서 걱정하게 만들까?
아님 찾아 나서게 만들까?
올라 가는내내 그래도 나 데리러 내려 오겟지
기대를 하면서 쳐다 보았지만 끝까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집에 들어 와서 아들을보고
" 아빠는?"
"방에 주무시는데요"
침대에 양말도 벗지 않고 큰 대 자로 누워 있는 남편의 발을 한대 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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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도 버리고 지금 잠이 오냐"
어휴~~~~
거실에 아들이 상황 설명을 합니다.
아빠가 들어 오시길래
엄마 못만났냐고 했단다.
엄마 어디 갔는데 하고 묻길래
아빠 모시러 갔잖아요했더니
응 알았다 하더니 방으로 들어가서 그대로 잠이 들어 버렸다고..........
'어떻게 기다린다는 사실도 잊어 버릴수가 있을까?
당신 그래놓고 늙어서 따뜻한밥 얻어 먹을줄 아나
두고 보자'
남편이 날 잊어 버린게 두번째 입니다.
영화 보러 가기로 하고 혼자 극장 갔다가
그땐 그래도 다시 데리러 왔었으니까
그냥 넘어 갔지만
이번엔 좀 다릅니다.
아무리 밤거리에 내놔도 걱정 안되는 인물이라지만
이건 좀 심하지 않나요
나 같으면 술이 확 깰텐데........
앞으로 며칠 남편 귀가 좀 고생하겟지요
3일만 잔소리 하겠다고 엄포를 놨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