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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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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여자,여자 - 결혼과 친구


BY 루 2004-07-16

나이듦에 따라 쓸쓸해지는 일도 많지만
즐거움과 슬픔을 나눌 친구는
셋만 있어주면
덜 외로울 것 같다
무엇을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게 아니라
들어줄 사람이 곁에 있는 것 만으로 위안을 받곤 하니까

......Sex and the City


 

 여자들에 대한 선입견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친구에 관한얘기들이요.

남자들처럼  진정한 친구를 만들 수 없다고 하던가요. 

 결혼하면서 친구들과의 거리감이 생겼습니다. 미혼인 친구에게서나 혹은 기혼인 친구에게서요. 미혼인 친구들은 공통의 화제가 줄어서일까요. 기혼인 친구들은 제 가족챙기기 바빠서일까요.

 

 아니에요. 아마도 가장 많이 변한 건 저 이기때문일 겁니다. 여자들에게 결혼이란 너무나 커다란 변화를 수반하네요. 시댁과의 관계, 임신과 출산에 따른 신체와 정신의 부담감...

그리고, 한꺼번에 얻어지는 중압감에 마음은 점점 공허해집니다.

 

 가끔씩 아이들 모두 떼놓고 지인들의 모임에 다녀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엔 왜이리 착잡한지. 우리의 일상사에 관한 대화들이 모두 제자랑뿐입니다. 이런 얘기하면 '누워서 침뱉기'일까요? 이런 마음에 대해 남편에게 얘기하면 그런모임에 왜 나가냐고 합니다. 그래도 수다라도 떨고나면 혼자인것보다 나으니까요.

 

 아마도 과도기의 일종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집지키는 아줌마이다보니 우울하기도하고, 이런 우울증이 자꾸 생각을 부정적으로 끌고갑니다.

 

 곁에 있으면 함께 즐거워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항상 신명이 나는 사람, 무슨 일에든 열정을 가지고 힘쓰는 사람, 언제나 좋은 것을 보려는 사람... 적어도 나 때문에 우울해져서는 안되겠지요.

 

 오래 된 친구는 한참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처럼 느껴집니다. 서로 '넌 그대로이구나' 라고 말하면서요. 남들이 보기엔 그렇지 않은데 말입니다. 만난지 10년된 친구, 20년된 친구 이렇게 훌쩍 시간과 함께한 친구들을 생각해보니, 10년도 금방 20년도 금방입니다. 앞으로 또 10년, 20년도 그렇게 빨리 갈거라 생각하면 함께할 시간도 그리 길진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 앞서가나요. 

 

 크게 기대하지는 않을겁니다. 그냥 보고 싶을때, 얘기하고 싶을 때 곁에 있어줄 수 있도록 가끔 안부나 전하면서 살아야지요. 오히려 힘들때 나를 찾아 줄 친구가 몇 명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일은 잊었던 친구들에게 메일이라도 보내야겠습니다. 더운 여름 잘 지내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