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성에 대하여 쥐뿔도 몰랐던 난 그렇게
한 여자를 사랑해 보았다
그랬었다 일생에 단 한번만 할 수 있는 첫사랑은 가슴앓이도 심했지만
우린 그렇게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고 군 입대 전까지 그 사랑이
영원하리라 믿었었다.
어느날 입영통지서가 날아들었다
15일 후에 입대하라는 내용이였지만 난 무덤덤했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거쳐야 했던 일이기에
각오는 했었지만 예상보다 빨리 통지서가 날아왔다
일주일에 한번정도 볼 수 있었던 그녀에게 이 사실을 어떻게 알리고
다독거려 줘야 되는지 생각하며 뜬눈으로 밤을 보내며
친구들과 매일같이 술독에 빠져 살았다
그녀를 만났다, 일주일 남겨놓은채...
장난끼 넘치고 조금 우끼는 넘이였던 난 그날은 별루 말이 없었던거같다
이상하게 생각한 그녀가 무슨일이 있었는지 보채면서 묻는다
난 퉁명스럽게 한마디 내 뱉는다
영애야!
남자들이 군에가며는 여자들은 고무신 꺼꿀로 신는다 카든데
니는 어째생각하노...
뜬금없이 툭 내뱉는 말에 어리둥절하여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
그녀에게 말을 꺼내었다
영애야!!
일주일 후에 군에간다...
갑작스런 군 입대 소식에 놀랬는지 그녀는 한 동안 말이없었고
일주일 밖에 시간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는 내일도 만나자고 했으며
난 일주일동안 그녀가 예전부터 그렇게 해달라고 졸라대던 모든 것을 해주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었다...
우린 그 이전보다 더 많은 추억을 만들기위해 하루종일 붙어다녔다
오토바이 체인연결해서 받은 아르바이트 비용이랑 집에서 붙여온 돈을 모조리
모아서 일주일 내내 그녀가 좋아하는 또랑(레스토랑)에 가서 칼질(양식)해주고
남산공원에 올라가구 명동에서 손잡고 놀아주는게 내가 할수있는 전부였다.
입영전날 그녀와 둘이서 이발소를 찾았다
한창 유행하던 긴머리를 바리깡으로 미련없이 빡빡밀었고
오늘밤만 지나면 서로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까맣게 있었는지
빡빡밀어버린 내 머리통이 우스웠는지 그녀는 연신 뒤에서 깔깔그리며
그렇게 밝게 웃었다
그녀의 해맑은 그 웃음이 영원히 볼 수없는 마지막 웃음이 될줄 몰랐지만...
입영전야에 그녀와 친구들이 모두모였다
"아쉬운밤 흐뭇한밤 뽀얀 담배연기
둥근 너의 얼굴 보이고 넘치는 술잔엔 너의 웃음이
정든 우리 헤어져도 다시만날 그날까지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최백호의 입영전야를 목이터져라 외쳐되며 그녀와 친구들은
나를 위해 입명전야의 밤을 그렇게 흘려 보내고 있었다
취기가 많이 돌았을 즈음 친구넘에게 기타를 넘겨받았다
그녀가 가장 좋아했었고 내 앞에서 자주불러주었던 그 노랠불렀다
해오라기의 사랑은 받는것이 아니라면서...
"언젠가 당신이 말했었지 혼자 남았다고 느껴질 때
추억을 생각하라 그랬지 누구나 외로운 거라 하면서
그리고 이런 말도 했었지 지난날이 자꾸 떠오르면
애쓰며 잊으려 하지 말랬지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면서
단 한번 스쳐간 얼굴이지만 내 마음 흔들리는 갈대처럼
순간을 영원으로 생각했다면 이렇게 간직하진 못했겠지
정녕 난 잊지 않으리 순간에서 영원까지 언제나
간직하리라 아름다운 그대모습 당신은 내게 들려주었지
진정한 사랑을 하고 싶다면 오로지 주려고만 하랬지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면서..."
그녀가 따라불러다, 그리고 일절이 끝날즈음 듀엣의 애절한 화음에
친구넘들의 중간 박수소리가 들려왔고 그녀가 울먹였다..
우린 그렇게 입영전야를 꼬박 새우고 아침을 맞이했다
신병훈련소까지 개별입영(각자 훈련소로 찾아감)을 통지받은터라
그녀와 친구넘들과 함께 신병훈련소에 도착했다
사람으로 가득메운 연병장 온 사방에선 울음소리만 들렸다
훈련소에 도착할때 까지만 해도 생글생글 웃든 그녀도 주위에서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흐느끼는 장면을 보더니 이내 침울해졌다
헹가레와 함께 마지막 악수를 나누고 친구넘들은 자릴 피했다
고개를 떨구고 있는 그녀에게 말했다
영애야!
편지 자주하고 건강하게 잘 있어라
그녀는 계속 참고있던 울음을 터트렸다...
가슴이 뭉클해진 난 그녀를 힘껏 안았고 주변에 그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마지막이 되어버린 그녀와의 뜨거운 키스를 나누었다
일주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편지가 왔었지만 몇달 지난 후 한달에 두번
아니면 한달에 한번씩 편지가 왔다...
건강하게 잘 지내란 내용과 미대생이라 공부를 더 준비한다는 내용이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유학을 떠났지 않았나 생각이든다.
6개월쯤 지나선 편지가 뚝 끊어져 내심 불안 초조했지만 설마 무슨일이 있겠냐고
생각하며 휴가받아서 나갈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10개월째 첫 휴가를 받아 설레이는 마음으로 그녀부터 찾았다
그녀의 집근처에 도착한 나는 공중전화부터 찾았다
그날따라 공중전화에 동전넣을때 왜 그리 손이 떨리든지...
다이얼 공중전화에 손가락을 넣어서 힘차게 돌렸다
전화번호가 잘못되었다고 한다...
두번세번 돌렸지만 마찮가지였다...분명히 그 전화번호가 맞는데..
수첩을 뒤져서 다시 전화번호를 확인해서 걸었지만 아니였다..
순간 이사갔다는 생각이 번뜩들었다.
미친듯이 그녀가 살던 4층까지 단숨에 올라가서 초인종을 눌렀다
가슴이 뛰고 불안초조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누구세요!!
그녀의 어머니 목소리도 그녀의 목소리도 아니였다
3개월전에 이사를 갔다고한다.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는 그 아주머니의 말을 뒤로한채 발길을 돌리며
그녀를 찾기시작했다
휴가 15일동안 술에 젖어 살면서 참 많이도 울었던거 같다
그녀의 친구가 있을만한 장소 그녀의 학교 그리고 그녀랑 자주같던
모든 장소를 다 뒤지고 다녔지만 끝내 찾지못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본적이 없지만
사랑과 이성에 대하여 눈을 뜨게해준 그녀...
수 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슴속에 첫사랑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준 나의 첫사랑은 그렇게 해서 이별을 고했다.
지금까지 횡설수설 두서없이 올린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배경음악 : 연주곡 안단테 : 그의 눈물(Tears I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