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활속에 또 다른 세상...
아니, 나의 시어머니의 또 다른 세상이 있기에
이렇게 이 한밤에 주절 주절...
어제 새벽......
울시어무이 험한 꿈을 꾸셨는 지
이봐요~~~이봐요~~거기 누구 없소!!!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시기에 무슨일이냐구 들여다 봤더니
깜깜한 동굴에 당신혼자 있어서 무서워서 혼났다고
나를 보자 마치 엄마만난 아이처럼 두손을 꼭붙잡고
거기 있었냐고 안도의 한숨을 쉬어내신다.
진정으로 마음이 간다면 걱정하지말라구 꼭 껴안아드려야 할 터인 즉,
거기까지는 나의 마음이 미치지 못해
그저 말로만 위로를 해드리는 정도였다..
치매라는 병이 이렇게 사람을 변하게 할 수 있을까..
서슬퍼렇던 그 시어머니는 어디로 가시고
엄마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어린아이가 되어
이렇게 연약한 모습으로 변해버리고 말았을까...
며느리 구박하는 맛에 사시던 분이
이젠 딴세상에서 아무 생각없이 그렇게..또 다른 세상을 살고 계신다.
어찌 생각하면 가여운 생각도 들지만
또 어찌 생각하면 나의 젊은시절,알콩달콩 예쁘게 살아야 했던 시절을
빼앗아갔다는 생각을 하면 시어머니라는 이유로 왜그래야만 했는지
원망스런 마음 금할 수가 없다.
다 지나보면 그뿐인데 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커다란 지울 수 없는 상처이기에
지난일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쳐다보는
시어무이의 눈길이 무심하고 원망스럽게 느껴지는 저녁한나절
이렇게 혼자 주절거리는 며늘은 한없이 서글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