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어김없이 아침밥을 정확하게 시간맞춰 먹는 습관을 갖고 있다.
건강비결이요 부러운 사람도 있겠지만 날마다 아침상을 보는
내게는 보통 일이 아니다.
때로 나는 생식을 먹고 때울때도 있으나 부담스런 아침상에서 해방될 길이 없다.
어쩌다 조찬회의가 있어 아침을 먹고 들어온다고 연락이 올라치면
홀가분하기 이를데 없다.
오늘 아침엔 회의가 있다더니 조금 늦게 들어왔다.
아침밥상을 다시 차려야 한다.
"당신 아침 안 먹을까봐 같이 먹을라고 들어왔지"
속으로 "어이구 열부났네" 뇌이고 있던 찰나 제2탄이 터져나왔다.
"당신 열녀라서 내 안들어오면 굶자나?"
졸지에 내가 열녀가 되고 말았다.
어김없이 들어와 아침상을 차려야 하는것이 은근히 귀찮은 판인데
열녀라니 아침부터 폭소작전인가보다.
실은 맞는 말이긴하다.
아침상을 꼭 차려야 하고 밥상에 친구되어줄라니 아침밥을 조금 먹는다.
일찍 운동나가서 안들어오는 날이면 하루 종일 굶기가 일수다.
식도락을 모르고 사는 내게는 꼬박꼬박 밥상 차려야 하는게 천생연분, 평생웬수다.
졸지에 열부열녀 났다.
열부 열녀가 살면 뜨거워서 불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