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으로 여행을 다녀온지 보름이 다 되어 간다
창밖에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은 재 진료를 위해 남편이 데리러 온다고 하기에
채비를 하고 있었다
조금전 나를 데리러 온 남편은 이거 십만원이야 하고
돈을 내민다..
삼년전 명퇴를 하고 줄곧 이년 넘게 실직 생활을 하면서
많이도 힘들었을 남편
나 역시도 속으로 답답함을 달래며 어떻게 살았는지 모른다
들판으로 주말농장으로 다니며 흙을 만지며 내마음을 토해내고
많이도 울었다
일년전 전세 담보로 작은 사업을 하나 차려 주었는데
내일 모레면 일년이 된다
그런데 요즈음은 힘들게 장만한 작은 사업을 정리 하느라
하루하루 집기를 정리하며 오늘은 이것 팔았어 하며
손을 내미는 남편의 손에 마음속으로 눈물을 뿌려댄다
오늘은 비가 내린다
일년전 갑상선 유두암으로 수술 받고 많이도 힘들었는데
엊그제 또 자궁근종으로 수술을 했으니 앞으로 힘도 못쓰고
자꾸만 연약해 지는 내몸
오십의 나이를 목에 걸고 이쯤되면 아이들 다 길러 놓고 시골에 가서
농사지으며 살고 싶었는데
남편은 마지막 이라며 비오는 거리를 다니며 식당이라도 해볼까
궁리중이다
어쩌나 어쩌나 불쌍한 우리남편
허리 디스크에 목 디스크에 맨날 아프다 하면서도
그옛날 시동생 보증으로 거지가 되던 때 내 나이 사십
그때는 아무것도 무서운 줄 모르고 식당을 했것만
이제는 몸이 약해 아무것도 할수 없음에도 남편은 옛날 경험있다는
아내의 빽 하나 믿고 저렇게 비오는 거리를 찾아 다니니
저 빗물속에 눈물을 얼마나 뿌려댈까
말없고 잘나가던 외국인 제약회사
자기는 분명 사장이 될거라고 장담했는데
삼년이 넘어도 연락은 안 오고
왜 이세상은 한참 일 할 나이 사람들을 정리하는지
밑에 직원들은 노조로 데모하고 위에 상사들은 힘들어 사표내고
행복한 우리가정은 이레저레 다 쓰러져 가지만
우리 마음만은 행복하려고 노력하는데
고3짜리 아들은 학원 안 보내 준다고 맨날 입이 나오구
학원 보낼때는 공부 안 하더니
못보내 줄때는 안 보내 준다고 엄마 마음 아프게 하니
아들을 보아도 눈물
남편을 보아도 눈물
오늘 비오는 창밖에 내 마음에 눈물
다 토해내 버려야지
그리고 내일 부터는 울지 말아야지
우리 큰 아들 휴학 하고 알바 하는데
늘 웃으며 하는말
엄마 착한 끝은 언제나 있는거야 조금만 참아
내가 돈벌어 줄께 한다
빗물속에 눈물도 이제 그만 울어야지
큰아들의 그 한마디 때문에...